◀ 앵커 ▶
학대나 가정폭력 등으로 집에서 살기 어려운 아이들을 소규모로 보호하는 곳을 그룹홈이라고 부르는데요.
경기도의 한 그룹홈 원장이 2년째 아이들을 학대하고,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까지 시켰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유서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마당에는 쓰레기가 나뒹굴고, 인기척마저 끊긴 2층짜리 주택.
집에서 살기 어려운 미성년자들이 관리인의 보호를 받으며 몇 명씩 모여 지내는 경기도의 한 '그룹홈'입니다.
작년부터 문을 닫았습니다.
2년 전, 이곳 원장인 목사 성 모 씨와 아들이 아이들을 상습 학대했다는 신고가 접수됐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원장에게서 수시로 폭언을 듣고, 나무 안마봉이나 신발로 맞았다고 합니다.
[피해 아동 A · 피해 아동 B]
"등 전체에 아예 피 터진 적도 있고 머리 맞은 적도 있었어요. <때릴 때 뭐라고 하고 때렸는지?> '마귀야 떠나라' 이런 식으로… 참다가 참다가 한번 사이비 (종교)냐고 물어봤는데 더 화를 내서 더 맞았어요."
'오리걸음'이나 '엎드려뻗쳐'로 불리는 체벌은 물론, 심장 수술을 받은 아이에게 '찬물 샤워'까지, 시켰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피해 아동 B]
"청색증하고 호흡곤란이 계속 와가지고 OO이(다른 피해 아동)가 원장님한테 말했는데 원장님은 '그거 쇼'라고 그냥 '자작극'이라고‥"
감금 피해를 목격했다는 신고도 있습니다.
"어둡거나 좁은 데 갇혀 있는 걸 가장 무서워한다는 아이에게, 3시간이나 창고에 가둬두는 벌을 주기도 했다"는 겁니다.
아이들은 왜 이런 일을 당했을까.
휴대폰을 몰래 갖고 있다 걸리거나, 늦게 귀가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성 씨는 중고생 2명을 정신병원에 길게는 6개월간 입원시켰습니다.
조현병 진단을 받은 아이들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실상 '강제 입원'이란 게 다른 아이들의 증언입니다.
'환청이 들린다'는 말을 하라는 성 씨의 요구를 듣지 않으면, 폭행을 각오해야 했다는 겁니다.
성 씨의 아들은 '체한 것을 낫게 해주겠다"며 아이들에게 침을 놓기도 했습니다.
해외에서 '대체의학'을 공부했다고 합니다.
[피해 아동 C]
"(아들이) 한의학 공부를 병행하면서 시설 선생님으로 들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제 저희한테도 한의학 시술을 많이 해줬죠."
성 씨 측은 시술 자체는 인정했지만, '위험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다른 가혹 행위들은 모두 의혹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성 씨]
"<아예 때리신 적이 없다(고요?)> 없어요. <혼내신 적도 없으세요?> 그렇게 하지도 않았고요. 저 늙었어요. 저 칠십이 다 된 노인이고요."
경찰은 원장 성 씨와 아들을 아동 학대 혐의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MBC뉴스 유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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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유서영
때리고 가두고‥'지옥' 같은 그룹홈
때리고 가두고‥'지옥' 같은 그룹홈
입력
2023-03-21 07:33
|
수정 2023-03-21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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