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휴대전화를 개통해 업자에게 넘기고 급전을 마련하는 이른바 '내구제 대출'이나 '폰테크'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빌린 사람은 결국 엄청난 빚과 범죄에 연루되는 불법 대출인데,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임지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호기심에 온라인 도박을 하다 8백만 원의 빚을 진 대학생 임 모 씨.
대출을 알아보다 인터넷에서 '폰테크' 사이트를 알게 됐습니다.
휴대전화를 사 개통한 뒤 브로커에게 건네주면 현금도 주고, 몇 개월 뒤 요금제를 해지하면 문제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200만 원짜리 스마트폰 3대를 사 개통하자 갑자기 말이 바뀌었습니다.
[임 모 씨/폰테크 사기 피해자]
"많이 해줄 테니까 이렇게 안심을 시키고, 개통하고 난 다음에 너한테 줄 수 있는 게 한 대당 20만 원밖에 없다…"
브로커는 잠적했고, 뒤늦게 휴대전화를 해지하려 했지만 위약금에다 휴대전화 할부금까지 수백만 원의 빚이 더 생겼습니다.
이런 휴대전화 대출 사기는 이른바 '휴대폰 깡'이라는 이름으로 20년 전부터 시작돼, 최근 '폰테크', '내구제 대출'이란 이름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문수장/휴대전화 대리점 관계자]
"항상 찾는 거는 비싼 폰에 신규로, 많을 때는 하루에 (급전 대출 상담을) 10건을 물어볼 때도 있고요."
'나를 스스로 구제하는 대출'이라는 뜻의 사기는 청년층이 주된 피해자입니다.
사회초년생이나 취업준비생 등 절박함에 내몰린 피해자들의 심리를 악용합니다.
휴대전화 대출 사기가 활개 칠 수 있는 건 법의 사각지대 탓입니다.
금융감독원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서로 책임을 미루면서, 지금까지 주무 부서조차 없습니다.
2019년 대법원에서 휴대폰 깡이 대부업이 아니라는 판결까지 나오면서 단속도, 근절대책도 없이 피해만 키웠다는 지적입니다.
[윤영덕/민주당 의원]
"(휴대폰 불법대출) 관련 법률 사각지대가 있고 그래서 불법 사금융 척결 TF(태스크포스)에서도 이러저러한 이유로 서로 책임을 회피하는…"
이 때문에 '내구제 대출' 사기로 인한 피해자는 몇 명인지 피해 금액은 얼마나 되는지 지금껏 제대로 된 추정치 하나 없는 실정입니다.
MBC뉴스 임지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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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임지은
법 사각지대‥청년들 울리는 '내구제 대출'
법 사각지대‥청년들 울리는 '내구제 대출'
입력
2023-04-03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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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3-04-03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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