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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의 기쁨도 잠시‥이재민들 앞으로 '더 막막'

단비의 기쁨도 잠시‥이재민들 앞으로 '더 막막'
입력 2023-04-06 07:31 | 수정 2023-04-06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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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대형 산불이 꺼진 뒤 대피했던 이재민들은 다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화마가 할퀸 처참한 현장에 말을 잃었습니다.

    김광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순식간에 번지는 불길을 피해 간신히 몸만 빠져나온 정진학 씨.

    추적추적 내리는 봄비 속 다시 찾은 컨테이너 주택은 형체도 없이 타버렸습니다.

    소중한 추억이 담긴 앨범은 찾았지만 손에서 곧 바스러져 버립니다.

    [정진학/산불 피해 주민]
    "조금 건진다고 하다 이거 사람 다치겠다 해서 식구한테 막 소리 지르면서 나오라고… 보다시피 하나도 건진 게 없어요. 몸만 빠져나왔어요, 몸만…"

    화마는 마을 곳곳을 쓸고 갔습니다.

    비닐하우스는 뼈대만 남았고 비료 더미와 농기구들은 어지럽게 널브러졌습니다.

    여든을 넘긴 농민은 올해 농사를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 막막합니다.

    [성열희/산불 피해 주민]
    "비닐, 비료, 손수레, 뭐 다 탔지 뭐. 이런 건 어떻게, 나중에 쓰든 이건 어떻게 쓰든. 비료 저거 봐요. 어떡할 거야, 비료."

    이번 충남 홍성 산불로 주택 59채가 불에 탔고 46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돌아갈 집조차 없는 이재민들은 임시거처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또 기약 없는 밤을 보내야 합니다.

    "아이고 뭐 하러 100살 다 먹어가도록 살아. 이렇게 고생스러운데."
    "<무슨 그런 말씀을 하셔…>"

    대형 산불로 피해를 본 충남 홍성과 전남 함평 등 전국 10개 시군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습니다.

    이로써 이 지역 주민들은 주택 피해와 공공시설 복구비 등 간접 비용 일부를 국비로 지원받게 됩니다.

    MBC뉴스 김광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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