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20대 배달 노동자가 과속 방지턱을 넘다가 그 충격으로 넘어져 숨진 사건 기준보다 높게 만들어진 과속방지턱이었는데, 현장에는 주의 표시가 전혀 없었습니다.
이런 불량 방지 턱이 얼마나 위험한지 손은민 기자가 실험으로 알아봤습니다.
◀ 리포트 ▶
깜깜한 밤, 과속방지턱을 지나던 오토바이가 붕 떠오릅니다.
오토바이는 넘어져 나뒹굴고 배달에 나섰던 24살 운전자는 숨졌습니다.
이 사망 사고가 나기 5시간 전.
과속방지턱 공사가 진행됐습니다.
평평한 도로에 무늬만 칠해져 있던 곳에 아스콘을 붓고, 고르게 편 뒤 다짐 작업을 합니다.
공사시간은 불과 35분.
하지만 운전자가 알 수 있도록 색칠을 하지도 않고 끝냈습니다.
사고 직후 기자가 측정한 턱의 높이는 12cm가 넘었습니다.
과속방지턱의 높이 기준보다 최소 2cm 이상 높게 설치된 겁니다.
한국소비자원과 보험개발원이 실험한 결과를 보면 승용차가 시속 50km로 지나갈 경우, 기준에 맞는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는 차에 타고 있는 사람이 받는 충격 값에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규격보다 4.5cm 높을 때 뒷좌석 승객 머리에 가해지는 충격은 10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SUV 차량 뒷좌석에 탄 승객의 충격은 무려 27배 더 커졌습니다.
모두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한 실험입니다.
안전벨트가 없는 시내버스의 승객이나 이륜차 운전자가 받는 충격은 더 클 수 있습니다.
[박경철/경기연구원 교통물류연구실 선임연구위원]
"사람들이 '저기는 사고 위험이 있으니까 속도를 줄여야지' 이게 가장 긍정적인 목표인데, 일단 안 보이면 그건 과속방지턱이 아니라 도로 위에 흉기처럼 작용할 수 있는 거거든요."
특히 사고가 난 곳처럼 과속방지턱이 있다는 걸 운전자들이 알기 어렵다면 훨씬 더 위험하다고 지적합니다.
MBC뉴스 손은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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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손은민
손은민
고작 몇 cm만 높아도‥흉기 된 '방지턱'
고작 몇 cm만 높아도‥흉기 된 '방지턱'
입력
2023-05-04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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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3-05-04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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