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달 대전에서 만취차량에 9살 배승아 양이 숨진 이후, 한 달 만에 지자체가 울타리를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달려드는 차에는 무용지물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관련 기관들이 서로 책임을 미루다가 아무렇게나 예산을 쓴 건데 박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교차로에서 빠른 속도로 좌회전하던 흰색 승용차가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 건너편 인도로 질주합니다.
9살 배승아 양이 숨졌고 어린이 3명이 다쳤습니다.
어린이보호구역임에도 보행자를 보호하는 방호울타리는 없었습니다.
[이화섭/대전경찰청 교통과장]
"방호 울타리 같은 게 있었으면 사고가 그렇게까지 치명적인 사고는 막을 수 있지 않았겠냐…"
사고 후 한 달. 현장에는 무단횡단을 막기 위한 보행자용 방호울타리가 세워졌습니다.
보도 60m 구간에 울타리가 차도 128m 구간에는 차선분리대도 설치됐습니다.
그런데 사고 현장에 설치된 방호울타리는 보행자용이었습니다.
[대전시 관계자]
"현재 설치된 방호울타리는 저번처럼 차량이 돌진하는 경우에는 무용지물입니다. 그거는 그냥 사람이 건너가지 못하게 무단횡단을 금지하는…"
대전시는 그래서 그중 강도가 센 제품을 썼다고 설명했지만 보행자용은 전도, 즉 얼마만큼의 힘에 쓰러지는지에 대한 실험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애초에 차량사고를 막는 용도가 아닌 겁니다.
왜 차 사고에 사실상 무용지물인 울타리가 설치된 걸까?
알고 보니 시속 60km 이하 구간에 차량용 방호울타리를 설치할 수 있지만 고속도로나 국도가 아닌 도심에 설치할 기준이 없었던 겁니다.
하지만 어린이보호구역을 담당하는 행안부는 국토부에 이런 기준을 만들기 위한 공문조차 보내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전시 관계자]
"시공성의 문제라든가 여러 가지 문제가 있기 때문에 도심지 내에 설치할 수 있는 그런 시설을 지금 기준을 만들어 달라고…"
결국 어떻게 아이들을 실질적으로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없이 시공이나 기준 문제를 들며 기관끼리 책임을 떠밀고 있는 셈입니다.
MBC뉴스 박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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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박선진
뒤늦게 세운 '방호벽'‥그래도 사고 못 막아
뒤늦게 세운 '방호벽'‥그래도 사고 못 막아
입력
2023-05-11 07:21
|
수정 2023-05-11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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