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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정권 '강제징집' 기밀자료 최초 공개

군사정권 '강제징집' 기밀자료 최초 공개
입력 2023-05-16 07:39 | 수정 2023-05-16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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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80년대 민주화 운동에 나선 대학생들을 강제로 군대에 끌고 가고, 끈질긴 고문으로 이른바 '프락치'로까지 활용한 '녹화사업'.

    피해자들이 겪은 고된 고초가 담긴 기밀자료 전문이 최초로 공개됐습니다.

    김정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1981년 11월, 연세대 1학년이던 김형보 씨는 학내 시위에 참여했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사흘간 유치장에 갇혀 있다 갑자기 군대로 끌려갔습니다.

    만 19살, 군에 갈 나이도 아니었습니다.

    [김형보/'녹화공작사업' 피해자]
    "우리들을 다 마이크로버스(소형 버스)에 태웁니다. 커튼을 다 치고 어디론가 데려가죠. 거기 가보니까 의정부에 있던 101 보충대라는 곳입니다. (군에는) 20세가 돼야 가는 건데‥"

    이후 김 씨의 일거수일투족은 모조리 국군 보안사령부에 보고됐습니다.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김 씨가 받은 보안사 기밀자료.

    '모친의 병환 호전 소식에 김 씨가 기쁜 표정을 지었다'는 가족 면회부터 '훈련으로 잠이 모자란다고 했다'고 동료에게 한 푸념까지 기록됐습니다.

    '여가 시간에 소설 <여명의 눈동자>를 읽었다', '기타를 다룬다' 등 시시콜콜한 신변 얘기가 깨알같이 적혔습니다.

    알고보니 마음을 터놓고 지냈던 동료가 보안사의 '협조망', 즉 끄나풀이었습니다.

    심각한 문제는 편지에서 터졌습니다.

    대학 동기에게 보낸 글에서 '단결해서 싸우자'고 적었다가 보안사에 끌려가 고문에 시달렸습니다.

    [김형보/'녹화공작사업' 피해자]
    "결박해서 앉혀 놓고 맞은 편에 서치 라이트(조명) 같은 굉장히 강한 빛을 제 얼굴에 쏩니다. 3일 정도를 잠을 안 재웠던 것 같아요, 그 상태에서. 졸면은 무자비한 폭행‥"

    당시 고문에 못 이겨 "'프락치' 노릇을 해주겠다"며 풀려났다가, 실제 활동은 하지 않았다는 또다른 피해자.

    [정화용/'녹화공작사업' 피해자]
    "'(프락치) 활동을 안 했구나' 하는 걸 이제 (보안사에서) 알게 돼서, 박달나무로 된 걸로 발바닥 맞고, 허벅지 맞고‥"

    지난해 11월 진실화해위원회는 이같은 피해자가 약 3천 명에 달한다면서, 국가 차원의 사과를 권고했습니다.

    그러나 묵묵부답인 국가를 상대로, 피해자들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나설 계획입니다.

    MBC뉴스 김정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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