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약 40년 전 미국으로 입양됐다가, 학대 가정을 전전한 끝에 시민권도 얻지 못하고 추방당한 한 남성이, 우리 정부와 입양기관을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법원은 입양기관의 잘못만 인정하고, 배상 판결을 내렸습니다.
김지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첫 양부모는 학대를 일삼다, 8살 때 성혁군을 버렸습니다.
위탁가정을 전전하다 만난 두번째 양부모는, 아동학대 혐의로 감옥에 갔습니다.
졸지에 16살짜리 노숙자가 됐습니다.
자동차 정비일을 배워 먹고 살 수 있었는데, 한참 나이 먹고서 미국 시민권이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신성혁]
"(신분증을) 처음으로 신청한 게 1999년이었어요. 양아버지는 제가 시민권을 취득하는 일에 신경도 안 썼어요."
36살 무국적자로, 결국 미국에서 추방당해 한국에 온 신성혁씨.
지난 2017년 MBC 휴먼다큐 '사랑'을 통해 자신을 버렸던 친엄마를 만났습니다.
다리가 불편했던 엄마는, 입양기관 말만 믿고 성혁씨를 보냈다고 오열했습니다.
[권필주/신성혁 씨 친어머니]
"미국으로 보내면 진짜 교육도 많이 시켜주고 밥 안 굶기고 잘 살게 해준다고…"
신씨는 대한민국 정부, 그리고 입양기관인 '홀트아동복지회'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4년 만에 법원은 '홀트'측이 어린 신씨의 입양을 제대로 챙기지 않았다며 신씨에게 1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다만, 국가는 입양기관을 감독할 뿐이어서, 직접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김수정 변호사/신성혁 씨 법률 대리인]
"불법 해외입양을 관리하고 주도하고 계획하고 용인해온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너무나 심각한 유감을…"
신씨는 미국에서 만난 아내와 자녀들을 자주 만날 수 있게, 현재 멕시코에 머물고 있습니다.
1953년부터 2017년까지 해외로 입양된 이들은 16만 5천여명.
이중 2만 6천명이 신씨처럼 새 국적을 받지 못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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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김지인
김지인
입양됐다 학대에 추방까지‥44년 만에 배상
입양됐다 학대에 추방까지‥44년 만에 배상
입력
2023-05-17 07:28
|
수정 2023-05-17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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