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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쓴 마지막 유서‥"탄압 중단시켜 달라"

언론에 쓴 마지막 유서‥"탄압 중단시켜 달라"
입력 2023-05-24 06:17 | 수정 2023-05-24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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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고 양회동 씨는 평소 안면이 있던 기자에게도 유서를 남겼습니다.

    정당한 노조 활동을 탄압하는 정부를 언론이 막아달라는 부탁이 담겨 있었는데요.

    MBC가 이 유서를 입수해 양 씨 목소리를 다시 살펴봤습니다.

    차주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첫 문장은 '시간이 없어 두서없이 마구 쓰니 이해해 달라'였습니다.

    [고 양회동 씨 유가족]
    "의심의 여지가 없는 거죠, 그건. 저희가 봤을 때는. 또 본인이 쓴 거라고 해서 경찰분이 주셨기 때문에…"

    '건설노조 탄압이 저 하나의 목숨으로 중단'되기를 바란다.

    '정당한 노조 활동을 한 것뿐인데 구속영장 청구까지 하고 더는 탄압을 견딜 수 없다.'

    양 씨는 언론에 '제발 노조 탄압을 중단시켜' 달라고 부탁하며, 유서를 끝맺었습니다.

    [홍성헌 부지부장/분신 목격자]
    "'형님, 저는 억울합니다. 형님, 제가 공갈 협박범이랍니다. 애들이 알까 봐 무섭습니다. 형님, 저는 억울합니다.'"

    '분신 방조와 유서 대필'

    조선일보가 제기한 의혹에 밀려, 쌍둥이 남매를 둔 한 건설노동자가 목숨을 끊은 이유는 누구도 묻지 않습니다.

    [홍성헌 부지부장/분신 목격자]
    "라이터를 가슴에 대고 있는데 '그럼 당신들은 어떻게 했겠느냐'라고 제가 되묻고 싶습니다. 당신들이라면 그 순간 같은 동료이고 같은 고향 후배가 온몸에 휘발성 물질을 뿌리고 앉아 있는데, 그러면 당신은 어떻게 했겠느냐."

    법원과 검찰청 사이, 현장은 분신 발생 직후 곧바로 정리됐습니다.

    [홍성헌 부지부장/분신 목격자]
    "정신을 차리고 잠깐 보니까 폴리스라인 친 거 다 없애버리고 여기다 흙 뿌려서 주변 정리 다 해놨어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깨끗하게 정리된 분신 현장에는 잿더미 아래 녹아 눌어붙은 고 양회동 씨의 분신 같은 조각이 남아있습니다.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 양회동'

    양 씨의 가슴에 붙어있던 이 건설노조 명찰은 벌써 20일이 넘도록 이곳 분신 현장에 방치돼 있습니다.

    MBC 뉴스 차주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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