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농성은 불법"‥금속노조 집회 '강제해산'

◀ 앵커 ▶

금속노조가 어제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 불법파견 사건에 대한 빠른 판결을 요구하며 대법원 앞에서 노숙 농성을 했는데요.

경찰이 불법 소지가 있다며 시작 전부터 집회를 원천봉쇄하고 결국 시위대를 강제 해산했습니다.

이동경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금속노조 조합원 100여 명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 모였습니다.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 불법파견 사건에 대한 법원의 빠른 판결을 요구하기 위해서입니다.

같은 시각, 현장엔 참가자의 6배에 달하는 경찰 600여 명이 투입돼 집회 장소를 빈틈없이 에워쌌습니다.

금속노조가 예고한 야간 문화제와 노숙 농성에 불법 소지가 있다며 원천봉쇄에 들어간 겁니다.

경찰은 이미 집회 시작 전, 이동을 막는 철제 울타리를 친 데 이어 방송 장비가 실린 차량도 견인해 갔습니다.

[금속노조 조합원]
"왜 평화적인 집회·시위를 강제적으로 탄압하고 방해하고 있습니까."

항의하던 조합원 3명은 체포됐습니다.

2년 전부터 같은 장소에서 수십 번 야간 문화제와 노숙 농성을 벌여왔다는 노조원들은 경찰에 달라진 게 뭔지 따졌습니다.

[금속노조 조합원]
"왜 지금까지 안 막던 걸 지금은 막는 거예요? 답을 못하시잖아요. 3년 동안 경찰들이 단 한 번도 막은 적이 없다는 걸…"

밤 8시 반.

예정됐던 야간 문화제가 시작되면서 경찰은 곧장 자진 해산을 요구했습니다.

[경찰]
"지금 자진해서 해산하시길 바랍니다."

반응이 없자 30분 뒤 강제 해산에 돌입한 경찰은 차례로 참가자들을 끌어냈습니다.

이후 노조원들은 인근 공원에서 노숙 농성을 이어갔지만 경찰은 인도가 아닌 점 등을 고려해 다시 강제해산에 나서진 않았습니다.

지난주 건설노조의 1박2일 노숙 농성 이후 정부·여당에 이어 대통령까지 집회의 불법성을 부각시키며 전방위적 압박을 이어가는 상황.

여기에 윤희근 경찰청장도 어제 경찰 내부망에 올린 글을 통해, 강력 대응 방침을 재차 천명하고 나서면서 강 대 강 대치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이동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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