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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없어요"‥'응급실 뺑뺑이' 또 사망

"자리 없어요"‥'응급실 뺑뺑이' 또 사망
입력 2023-05-31 06:30 | 수정 2023-05-31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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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교통사고로 크게 다친 70대 남성이 수술이 가능한 대형병원을 찾다가, 약 2시간 만에, 구급차 안에서 숨졌습니다.

    ◀ 앵커 ▶

    병상이 부족하다며 대형병원 11곳이나 이송을 거부했습니다.

    송재원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용인의 한 도로.

    후진을 하던 차량 한 대가 70대 남성을 들이받습니다.

    경찰과 구급차가 현장에 다급히 도착하는 모습도 인근 차량 블랙박스에 담겼습니다.

    사고가 난 건 새벽 0시 반쯤.

    신고 접수 10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원이 응급 조치에 나섰지만, 환자의 상태가 위급했습니다.

    '복강 내 출혈'을 의심한 구조대는 긴급 수술이 필요한 걸로 판단하고, 우선 사고 지점에서 가까운 대형병원에 연락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병원은 환자 이송을 거절했습니다.

    이어 요청한 대학병원 두 곳도 마찬가지.

    "중환자 병상이 부족하다"는 이유였습니다.

    [병원 관계자 (환자 이송 거부)]
    "중환자실은 일단 다 꽉찼는데도 중한 응급 환자가 있다고 해서 두 명을 더 받아서 그 두 명 환자가 대기 중이었어요."

    이후 구조대는 수원과 안산, 충남 천안까지 대형병원 8곳에 추가로 수용을 요청했지만, 끝내 병상을 찾지 못했습니다.

    구조대가 이송을 요청한 11개 병원 중 10곳은 '병상 부족'을 이유로 들었고 1곳은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수술 가능한 병원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구조대가 "수용 가능" 통보를 받은 건 사고가 난 지 1시간 20분이 지난 시점.

    사고 지점에서 100km 가량 떨어진 경기 북부, 의정부의 한 대형병원이었습니다.

    결국 환자는 의정부로 가는 길에 구급차 안에서 심정지를 일으켰고, 병원에 도착한 2시46분 최종 사망 판정을 받았습니다.

    소방당국은 "부상이 위중했지만 병상 찾기가 힘들었고, 날씨가 안 좋아 헬기도 띄울 수 없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습니다.

    응급수술만 받았더라도 소생했을 한 생명이 길바닥에서 시간만 보내다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맞았습니다.

    MBC뉴스 송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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