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충북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사고 직전 여러 위기 징후가 있었습니다.
도로만 제때 통제됐더라도 달랐을 텐데, 소방당국의 경고와 빗발친 시민들 신고에도 아무 조치가 없었고 끝내 참사로 이어졌습니다.
차현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사고 직전 위기 징후는 여러 차례 감지됐습니다.
터널 안에 물이 불어나기 시작한 건 오전 8시 40분쯤.
4시간여 전인 오전 4시쯤 금강홍수통제소는 지하차도 인근 미호천교에 '홍수경보'를 내리고, 구청을 비롯한 76개 기관에 통보문을 전달했습니다.
오전 6시 반쯤엔 한번 더 관할 흥덕구청 담당 부서에 전화해 주민대피에 나서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도로 통제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전화를 받은 흥덕구는 청주시에만 알리고, 지하차도 관리주체인 충북도에는 알리지 않았습니다.
청주시가 소방의 경고를 사실상 모른척했던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참사 발생 약 50분 전.
'미호강 주변의 제방이 유실될 것 같다'는 주민 신고로 출동한 소방 당국은 현장 상황을 확인한 뒤 오전 8시 3분, "제방 둑이 무너져 미호강이 범람하고 있다"는 사실을 청주시에 알렸습니다.
그러나 청주시 역시 지하차도 통제는 물론, 관리 주체인 충북도에도 전파하지 않았습니다.
시민들의 다급한 신고와 민원도 빗발쳤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신고 주민 (침수 2시간 40분 전)]
"<예 안녕하세요. (청주)흥덕구청 경비실입니다.> (궁평)지하차도 통제 여부를 좀 알고 싶어서 연락드렸거든요. <예 선생님 확인해 봤는데요. 지금 통제 안 하고 있습니다.>"
사고 발생 한 두 시간 전에도 경찰에 2차례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국무조정실은 '궁평 지하차도 차량 통행을 막아달라'는 구체적인 내용의 신고가 들어왔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두차례 모두 곧바로 출동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관할 파출소 인력이 다른 침수 현장으로 나갔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국무조정실은 교통 통제가 이뤄지지 않은 경위 등 참사 원인 규명을 위한 감찰에 착수했습니다.
MBC뉴스 차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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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차현진
"지하차도 막아달라"‥신고에도 출동 늦어
"지하차도 막아달라"‥신고에도 출동 늦어
입력
2023-07-18 06:15
|
수정 2023-07-18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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