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충북 오송 지하차도 참사 마지막 실종자 시신이 수습되면서 수색작업은 종료됐는데요.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연이어 전해졌고 비극적인 소식에 가족들은 끝내 오열했습니다.
변윤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하차도에 가득했던 물을 빼낸 뒤에야 처참한 몰골을 드러낸 급행버스 747번.
버스를 운전한 50대 이 모 씨는 차량 밖에서 결국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기존 노선도 아닌 지하차도에 들어섰다 갑자기 들이친 물에 발이 묶였던 긴박한 순간, 이 씨는 "창문 깨드릴테니 빨리 탈출하라"며 승객들을 향해 소리쳤습니다.
[버스기사 동료]
"차 안에 있는 망치로 유리창을 깼다고 그러더라고요. 거기 있는 사람들은 탈출할 수 있거든요. (승객들) 빨리 나가라고…"
"혼자 남을 아내 걱정이 클 거"라며 먼저 떠난 친구 생각에 가슴을 친 35년 지기, 버스회사 홈페이지에 적힌 "승객 먼저 살리려고 노력한 기사님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는 글귀까지.
마지막까지 임무에 최선을 다한 희생에 애도하는 마음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아파트 청소 일을 하러 나선 장모를 이제는 뵐 수 없는 사위도 가슴이 찢어집니다.
제발 이제 쉬시라고, 자식들이 모시겠다고 만류했지만, 더 말리지 못했던 게 이제는 한으로 남았습니다.
[이봉기/유족]
"혹시 거기(지하차도) 계신 거 아닐까라고 생각을 한 상태에서, 위치 추적을 하니까 그쪽이 마지막으로 뜬 거죠. 혹시나 (신호가) 좀 끊겼으니 아닐 거라고, 아닐 거라고…"
차를 타고 뚫린 길을 갔을 뿐인데 그게 마지막이었다는 유족들의 슬픔이 분노가 되는 덴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박대규/유족]
"작년 태풍 힌남노 때 포항 냉천이 범람해서, 아들이 끝끝내 돌아오지 못하고 하늘의 별이 된 소식을 듣고 남 일 같지 않고 괴로웠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겠습니까? 정말 참담합니다."
아직 생사조차 파악하지 못한 실종자 가족들은 종일 사고 현장과 병원을 오가며 희망과 절망 사이를 방황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변윤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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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변윤재
"창문 깨드릴테니 빨리"‥청소 일 가다가
"창문 깨드릴테니 빨리"‥청소 일 가다가
입력
2023-07-18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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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3-07-1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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