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오송지하차도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된 미호천교 임시제방의 붕괴정황은 이미 참사 하루 전 119에 신고전화로 알려졌습니다.
강물이 불어나고 있다며 거기가 허물어지면 오송 일대가 다 물난리가 날 거 같다는 신고 전화에 119 상황실 근무자는 인력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조희원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참사 발생 전날 저녁 오후 5시 21분, 충북소방본부 119 종합상황실.
"지금 강물이 불어서 그 성토 안 밑단을 지나고 있더라고요. 거기가 허물어지면 조치원에서 청주 가는 교통이 마비되고 오송 일대가 다 물난리 날 거 같은데"라는 신고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신고는 다음날 사태를 정확히 예견하고 있었습니다.
상황실 근무자는 "그렇게 되면 조금 위험해 보이긴 할 거 같은데"라고 말합니다.
참사를 막을 수도 있었을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근무자는 "전국에 우기가 심하게 와서 출동 인력이 다 거기에 대처하고 있어서 예방 차원으로 갈만한 인력이 없다"고 답합니다.
신고자는 답답함을 드러냅니다.
"어디다가 신고할지 몰라서 관련 기관에 협조 요청을 할 수 있나 해서요"라고 말합니다.
"구청이나 이런 데 한 번 전화해 보시겠어요?" 근무자의 답이었습니다.
신고는 여기서 끝났습니다.
다음날 오전, 같은 119 상황실.
다급한 목소리의 신고전화가 쏟아졌습니다.
8시 36분, 차가 다 둥둥 떠다니고 있어요.
8시 43분, 터널에 갇혔는데, 사람들이 네 명 정도 갇혔어요.
한 시간이 좀 더 지났습니다.
9시 58분, 사고가 났는데 거기에 제 남편이 있는데‥
10시 19분, 저희 원장님께서 지금 출근하시다가 연락이 끊겼는데‥
10시 43분, 저희 삼촌이 거기서 연락이 끊겨서‥
전화는 계속 걸려왔습니다.
국무조정실은 충북소방본부의 직무유기 정황을 포착하고 관련자를 징계 또는 수사 의뢰할 방침입니다.
MBC뉴스 조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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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조희원
참사 전날 "무너질 것 같다"‥119 "인력 없어"
참사 전날 "무너질 것 같다"‥119 "인력 없어"
입력
2023-07-28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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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3-07-28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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