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달 실종자 수색 작업에 나섰다가 숨진 고 채수근 상병에 대한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가 나왔습니다.
채 상병이 속한 해병대 1사단장의 부당한 지시 때문에 해병대원들은 구명조끼도 없이 예정에 없던 수색에 동원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홍의표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집중 호우로 경북 지역에 산사태가 잇따랐던 지난달 15일.
해병대 1사단장 주관으로 지휘관 회의가 소집됐습니다.
해병대원의 복구 현장 투입이 논의됐는데, 해병대 수사단 조사 결과 이 때까지만 해도 실종자 수색은 거론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해병대원들은 안전 장비 없이 장화와 포대자루, 삽과 곡괭이만 챙겼습니다.
해병대 1사단장은 대원들이 떠나기 직전에야 "실종자 수색도 과업에 포함된다"고 말했고, 이 때문에 대대장 이하 지휘관들은 숙영지에 도착하고 나서야 "실종자를 수색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7월 18일 현장을 찾은 해병대 1사단장은 더 나아가 '물속에 장병들을 투입시키라'는 취지의 지시를 거듭 내린 걸로 조사됐습니다.
[고 채수근 상병 부대 해병대원 어머니 (음성변조)]
"(현장) 지휘관들이 물이 가슴까지 차오른다고까지 했대요. 영상 통화까지 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냥 수색해'라고 했대요."
해병대 수사단은 결국 1사단장이 "작전의 주요 임무가 실종자 수색이라는 것을 공지하지 않아 장비를 준비하지 못하게 했고, 무리하게 수색을 요구하며 안전에 대해선 어떠한 언급도 없이 복장 통일과 철저한 브리핑만 지시했다"고 결론 냈습니다.
실제로 해병대 1사단장은 물속에서 탐침봉만 들고 작업중인 해병대원들의 사진 보도를 보고 "적극적인 홍보가 아주 좋다"고만 독려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채수근 상병은 해병대 1사단장이 현장을 찾아 수색을 독촉한 바로 그 다음 날, 급류에 휩쓸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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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홍의표
"빨간 티에 전투 바지"‥'안전'은 없었다
"빨간 티에 전투 바지"‥'안전'은 없었다
입력
2023-08-08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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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3-08-08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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