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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시켜서·목소리 커서‥'아동학대' 교사

화해시켜서·목소리 커서‥'아동학대' 교사
입력 2023-08-15 06:46 | 수정 2023-08-15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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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무너지는 교권의 현장에는 학부모들의 무분별한 '신고'가 있습니다.

    단지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또래 학생을 '학교폭력'으로,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태윤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수도권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최근 학교폭력 사건을 조사하다 학생의 손에 녹음기가 들려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학부모가 교사의 말을 녹음해 오라며 아이에게 들려보낸 겁니다.

    [초등학교 A교사 (음성변조)]
    "녹음기를 들고 오는 아이가 손을 바들바들 떨어요. 엄마가 이게 부당한 일을 알면서도 나한테 녹음기를 채워 보냈다는 걸 아이도 느껴요. 아동학대죠. 이게 아동학대예요."

    해당 학부모는 녹음된 내용을 꼬투리 잡아 조사가 불공정하다며 교사를 협박했습니다.

    시청과 교육청에 진정서를 내고 검찰 고발, 언론사 제보, sns 폭로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거였습니다.

    위협을 느낀 교사는 직접 학폭 장소로 지목된 놀이터를 뒤져 무혐의를 밝혀낸 뒤에야 가까스로 협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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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의 또다른 초등학교 교사와 교감은 친구와 놀다 팔이 긁힌 아이를 화해시켰다가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로 신고를 당했습니다.

    교사가 자신의 아이만 나무랐고, 교감이 이를 방치했다는 거였습니다.

    국민신문고 민원과 인권위 진정까지 제기한 학부모는 정보공개청구로 교감의 3년간 출근 기록과 출장 내역까지 요구했습니다.

    두 달간의 경찰조사 끝에 무혐의로 결론 났지만 교사들은 극도의 고통을 겪었습니다.

    [초등학교 A교감 (음성변조)]
    "너무 떨렸어요. 그때는 진짜 집에 가면 무조건 달리기 하고.. 왜? 다 잊어버려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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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발되는 학교 폭력 신고도 교사를 위기로 몰고 있습니다.

    올해 초 수도권의 한 초등학생 학부모는 같은 반 아이가 눈빛이 마음에 안 들고, 딴 아이들에게 자신의 아이와 놀지 말라고 말했다며 학교폭력으로 신고했습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의 부모가 힘겹게 무고를 밝혀낼 증거를 찾아내자, 해당 학부모는 학폭위 심의 하루 전 돌연 신고를 취소해 버렸습니다.

    [학부모 (음성변조)]
    "괴롭힘을 주고, 일상생활을 불가하게 하고, 그리고 그냥 취소를 해버리면, 그냥 이게 없는 건이 된다는 거에 '어떻게 이런 제도가 있을 수 있지'.."

    현장에서는 상대를 괴롭힐 목적으로 학폭이나 아동학대 신고를 남발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합니다.

    문제는 일단 아동학대 신고가 들어가면 교사는 학생과 분리한다는 명목으로 직위해제 되거나 휴직으로 내몰린다는 겁니다.

    무분별한 신고로부터 교권을 지켜낼 제도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누구라도 아무 잘못 없이 아동학대범으로 내몰릴 수 있다고 교사들은 입을 모읍니다.

    MBC뉴스 김태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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