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격노해 꽝꽝꽝꽝"‥군검찰 구속영장 청구

◀ 앵커 ▶

해병대 채상병 사건 수사에 대통령실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박정훈 전 수사단장의 육성 파일이 공개되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사건 내용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사령관 발언이 새롭게 확인된 가운데 국방부 검찰단은 박 전 수사단장에 대해 항명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이덕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국방부 검찰단이 박정훈 대령에게 항명 등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검찰단은 사안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우려를 고려해 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잇따른 피의자의 일방적 주장 발표에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외압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박정훈 대령의 육성 증언이 공개됐습니다.

지난달 31일 오후,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을 만난 박정훈 대령.

갑자기 사건 이첩을 보류하란 지시를 받은 두 사람은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했다고 합니다.

[박정훈/해병대 전 수사단장]
"제가 사령관님도 갑자기 벙쪘잖아요. 그러니까 안테나를 여기저기 올려봤나 봐. 그래서 (사령관이) 청와대에 있는 군사보좌관하고도 통화를 한번 했고…"

군사보좌관은 안보실 국방비서관을 뜻한다는 게 박 대령 변호인의 설명입니다.

이어 김계환 사령관은 VIP, 즉 대통령 이야기를 꺼냅니다.

[박정훈/해병대 전 수사단장]
"31일 날 오전 11시경에 VIP 주관으로 회의를 하는데 군사 보좌관이 이래저래 얘기하니까 바로 표현에 따르면 '군 관련해서 화를 이것보다 더 낸 적이 없다, 가장 격노했다'면서 바로 국방부 장관한테 연락해 꽝꽝꽝꽝 했다고 하길래…"

이어지는 대화에서 박 대령은 "왜 사단장을 그렇게 하려고 하는 것이냐"고 물었고, 김계환 사령관은 "아무래도 옆에서 사전에 입력을 한 것 같다. 그러니까 대통령이 생각했다가 바로 보고하니까 바로 국방장관한테 이렇게 된 것 같다"고 답합니다.

대통령실은 두 번에 걸쳐 수사단으로부터 자료를 받아갔습니다.

수석비서관 회의 전날인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가 담긴 언론 브리핑 자료를 건네 받았고, 이보다도 훨씬 전인 지난달 21일에는 '수사 계획서'를 받아갔습니다.

'수사 계획서'에는 수사 대상이 몇 명인지 등 수사 현황과 지휘활동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수사 중점사항, 예정사항 등이 담겨 있었습니다.

대통령실이 초기 단계부터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파악하고 있었던 겁니다.

이와 관련해 임기훈 안보실 국방비서관은 "김계환 사령관과 통화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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