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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환경 리포트] 태양과 화산까지 가세했다, 기후변화 저지선 풍전등화

[기후환경 리포트] 태양과 화산까지 가세했다, 기후변화 저지선 풍전등화
입력 2023-09-11 07:54 | 수정 2023-09-11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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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과 7월에 이어 지난달 지구 기온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이것은 지난달 하순 미국의 북미 대륙의 기온입니다.

    미국 전역이 폭염에 휩싸였는데 붉은색이 가장 짙은 곳은 40도를 넘습니다.

    애리조나주의 주도 피닉스시는 8월 한 달 중 무려 29일이 40도를 넘었고, 최고기온은 47.2도를 기록했습니다.

    이것은 7월의 유럽 상황입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그리스 등 남유럽과 중부유럽, 북아프리카가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40도를 넘는 폭염과 걷잡을 수 없는 산불이 유럽을 휩쓸었습니다.

    지중해는 뜨거운 호수처럼 변했습니다.

    뜨거운 바다는 생태계를 위협하고 많은 수증기를 공급합니다.

    증발한 수증기는 곳곳에서 기록적인 폭우로 변해 떨어졌습니다.

    일본과 중국 각지에서도 이번 여름은 기상관측 이후 가장 뜨거웠습니다.

    우리나라도 폭염도 역대 4위를 기록했습니다.

    작업장과 거리에서 온열질환으로 쓰러진 사람이 2,700명이 넘었고 31명이 숨졌습니다.

    지난해보다 4배나 많은 사람이 폭염으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뜨거워진 날씨는 1,000년에 한 번 확률의 폭우를 불렀습니다.

    300곳이 넘는 제방이 무너지고 산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극단적인 폭우에 인재까지 겹치면서 청주의 한 지하차도에서만 14명이 숨졌습니다.

    이 그래프에서 맨 위 붉은색이 올해 기온, 다른 색 선들은 이전해 기온입니다.

    6월부터 치솟기 시작한 기온이 7월과 8월 내내 월등히 높았습니다.

    기상관측 사상 가장 더운 여름, 가장 더운 3개월입니다.

    기록적인 고온 현상은 가을로 접어든 9월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여름뿐 아니라 가을과 겨울도 신기록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올해 지구의 기온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것은 4가지 요인이 겹쳤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원인은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입니다.

    올해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처음으로 424ppm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두 번째 요인은 태평양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엘니뇨 현상입니다.

    태평양 동부가 엘니뇨 현상으로 3도 이상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북태평양과 인도양, 대서양과 북극해도 뜨겁습니다.

    육지도 뜨겁지만, 바다의 수온도 매달 관측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로 증가한 열기의 90%를 바다가 흡수해 바다가 뜨거워진 겁니다.

    엘니뇨가 출현하면 지구의 평균기온이 단기간에 0.1도~0.2도 정도 상승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와 네 번째 요인은 태양과 화산입니다.

    이것은 미국 항공우주국 NASA가 촬영한 올여름 태양인데요.

    표면에 많은 흑점이 보입니다.

    지난해 6월에 촬영된 태양은 흑점이 거의 없이 매끈합니다.

    흑점이 늘어날 때 태양이 내뿜는 에너지도 증가합니다.

    태양 에너지는 11년 주기로 증가했다 줄었다 합니다.

    최근 태양 에너지가 증가하는 주기로 접어들었는데, 태양 활동이 당초 전문가들의 예측을 뛰어넘고 있습니다.

    [곽영실/한국천문연구원 우주환경연구그룹장]
    "흑점이 태양의 활동도를 나타내는 거니까 태양 활동이 예측보다 매우 활발해져 있음을 의미하는 겁니다."

    이 영상은 지난해 1월 남태평양의 통가 화산이 폭발하는 장면입니다.

    지구를 뒤흔든 강력한 폭발로 성층권까지 화산재와 수증기를 내뿜었는데요.

    미국 항공우주국 NASA는 통가 화산이 성층권으로 뿜어낸 수증기를 올림픽 수영장 5만 8천 개 분량으로 추정했습니다.

    고도 12km에서 53km에 추가된 수증기는 1억 4천만 톤으로 성층권 수증기의 10%가 넘습니다.

    수증기는 강력한 온실기체 중 하나로 지구의 기온을 올립니다.

    [김백민/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
    "수증기가 많은 곳에 수증기가 조금 더 더해지는건 아무 효과가 없어요. 상층(성층권)은 수증기가 많이 없잖아요. 상층에서는 수증기가 조금만 더해져도 그 효과는 엄청나거든요."

    유엔 기후변화보고서는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로 지구의 기온이 1.1도 상승했다고 밝혔습니다.

    여기다 엘니뇨와 태양 에너지 증가, 통가 화산 폭발을 합쳐 0.2~0.3도의 기온 상승 요인이 추가로 발생해 기온이 급상승한 것으로 보입니다.

    기온이 더 상승하면 기후변화 마지노선인 1.5도도 뚫릴 가능성이 커집니다.

    유럽우주국은 지금 추세로 기온이 상승할 경우 2035년 초에 1.5도 선이 돌파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2015년 파리 기후변화협정은 지구의 기온 상승을 산업혁명 이전보다 1.5도 이하로 억제하는 데 합의했습니다.

    올해 지구의 온도를 극한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4가지 원인 중 인간이 할 수 있는 건 온실가스를 서둘러 줄이는 겁니다.

    지금 지구는 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경고하고 있습니다.

    기후환경리포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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