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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큰일 났어"‥이제는 딸 목소리까지

"아빠 큰일 났어"‥이제는 딸 목소리까지
입력 2023-09-20 07:37 | 수정 2023-09-2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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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아빠 나 큰일 났어" 딸과 비슷한 목소리로 이런 전화가 걸려왔다면, 가슴이 철렁하겠죠.

    보이스피싱범에게 속을 뻔한 60대 아버지 이야기를 서창우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거래처에 물건을 납품하기 위해 회사를 나섰던 60대 안 모 씨.

    휴게소에 잠시 들렀는데 그때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사흘 전 집에 왔다가 직장이 있는 서울로 돌아간 딸이었습니다.

    기쁜 마음에 통화 버튼을 눌렀는데, 수화기에선 딸의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전화금융사기 조직원 (통화녹음)]
    "아빠, 나 지금 큰일 났어. 얼마 전에 친구가 나한테 부탁해서 내가 사채 보증을 서줬는데 친구가 어디 도망갔는지 연락이 안 돼."

    딸이 친구의 빚 3천만 원을 떠안고 사채업자에게 감금당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안 모 씨 (음성변조)]
    "딸이 우는 목소리로 먼저 통화를 하다 보니까 거기에 제 감정을 다 뺏겨버린 거죠. 거의 90% 가까이 딸이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안 씨는 자신을 사채업자라고 소개한 남성과 통화를 이어갔습니다.

    [전화금융사기 조직원 (통화녹음)]
    "00 씨(딸 이름)가 여기서 오늘 풀려나가려면 원금이나 이자까지 다 합치면 3천500만 원 가까이 돈이 되잖아요. 그러면 오늘 천만 원만 갚으세요. (그러면 딸은) 손끝 하나 안 건들고 지금 바로 당장 안전하게 댁으로 모셔다 드릴 거고요."

    안 씨가 통장에 있는 돈 500만 원을 당장 계좌로 송금하겠다고 했는데, 남성은 직접 현금으로 달라고 했습니다.

    [전화금융사기 조직원 (통화녹음)]
    "00 씨(딸 이름) 아빠 있는 곳과 가까운 거래처 내가 안내해 드릴게요. 그쪽으로 현금으로 돈을 직접 들고 가서 갚아야 되는데…"

    안 씨는 전화를 끊고 딸과 통화를 한 뒤에서야 전화금융사기였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안 모 씨 (음성변조)]
    "계좌이체를 받아준다고 했으면 진짜 송금했을 겁니다. 어느 부모가 자기 자식을 납치해 가서 감금을 하고 있는데 돈 몇 푼이 아까워서 송금을 안 해주겠습니까?"

    지난해 전화금융사기 피해액은 1천451억 원.

    이 가운데 60% 이상이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한 사례인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MBC뉴스 서창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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