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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 탓에 사망했는데‥소송에 속터지는 유족들

오진 탓에 사망했는데‥소송에 속터지는 유족들
입력 2023-10-11 06:44 | 수정 2023-10-1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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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오진'으로 환자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의사가 최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습니다.

    유족은 5년간의 법정공방에서 이겼지만,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제은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8년 6월, 인천의 한 종합병원에서 70대 환자 이모 씨가 수술 다음날 숨졌습니다.

    십이지장 궤양에 따른 저혈량 쇼크가 사인으로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이 씨는 엉뚱하게도 항문 쪽 수술을 받았던 겁니다.

    수술 나흘 전 혈변 증세로 병원을 찾았는데 담당의사가 '치루'로 진단했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의사의 과실을 인정했습니다.

    "장 출혈을 의심할 만한 장기 투약 내역과 혈액 검사 결과가 있었음에도, 별도 검사를 안 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금고 1년 6개월을 선고하며 의사를 법정구속했습니다.

    [유족]
    "환자로서 잘못한 게 아무것도 없는데 왜 이런 피해를 봐야 하는지…사람이 죽었는데…"

    1심 선고까지 무려 5년.

    유족들로선 큰 고비를 넘었지만 잠시뿐이었습니다.

    해당 의사는 '수술 전후로 장 출혈을 의심할 상황이 아니었다'며 항소했고, 대한의사협회도 '의사에 대한 법적 구속은 과잉 사법'이라고 비판하며 거들었습니다.

    안 그래도 수사와 재판 내내 역부족을 절감했던 유족 입장에선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수사기관이 의료 기록을 확보해도 잘못이 있는지 따질 수 있는 건 역시 전문가인 다른 의사들의 몫입니다.

    동료에게 과실이 있다고 인정해 줄 의료인을 찾는 건 하늘의 별 따기.

    [강태언/의료소비자연대 사무총장]
    "감정 결과에 따라 과실 유무가 평가되는데 의사들의 카르텔(담합)이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현실적으로 의사들이 기소되는 과정까지가 굉장히 어렵다…"

    지난 2016년 가수 신해철 씨 사망 이후 환자가 숨지면 병원 동의 없이 의료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관련법이 개정됐지만, 환자들은 성에 차지 않는다고 합니다.

    [유족]
    "(조정은) 그냥 합의가 목적이지, 피해자가 의사에게 사과받고 이런 건 꿈에도 못 꾸더라…"

    의료에 전문성을 갖춘 전담 수사관을 늘리고, 외국 의료기관에서도 감정을 받을 수 있도록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제은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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