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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직접 묻은 친구"‥치아·유품 수백 건 더 나와

"제가 직접 묻은 친구"‥치아·유품 수백 건 더 나와
입력 2023-10-26 07:20 | 수정 2023-10-26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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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일제강점기부터 40여 년 동안 수천 명의 아동에게 폭행과 강제노역을 일삼았던 '아동판 삼청교육대' 선감학원.

    피해 아동들이 매장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다량의 치아와 유품들이 또다시 발견됐습니다.

    차현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안산 선감도의 한 야산.

    너른 언덕 위로, 직사각형 모양의 구덩이들이 군데군데 펼쳐져 있습니다.

    그 중 한 곳에서 무릎을 꿇고 흐느끼는 중년 남성.

    [선감학원 피해자(음성변조)]
    "이제 편안해? 너를 못 찾아가지고…"

    함께 선감학원에 수용돼 있다가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의 흔적을 찾아온 겁니다.

    [선감학원 피해자(음성변조)]
    "제 친구는 제가 직접 묻었었습니다. 근데 어려서 어느 이곳 어디에다 묻었는지는 제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올 때마다 미안하다는 말밖에…"

    지난달 21일부터 약한달 간 진행된 유해발굴 작업.

    13개 분묘에서 치아 210점과 유품 27점 등이 수습됐습니다.

    12살에서 15살 사이 선감학원 원생들의 것으로 추정됩니다.

    가장 작은 분묘의 길이는 85cm에 불과했습니다.

    [우종윤/한국선사문화연구원장]
    "시신의 평상복을 다 벗기고 수의를 입혀서 매장을 하는데…단추가 나오는 걸 본다면 그대로 (암)매장을 한 겁니다."

    지금껏 확인된 선감학원 공식 사망자는 29명.

    입소 아동 4천6백여 명 중 830여 명이 섬에서 탈출을 시도한 기록 등을 고려하면 숨진 사람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진실화해위원회는 보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해 진실화해위는 해당 사건을 '국가권력의 중대한 인권 침해'라고 규정하고, 운영을 주도한 경기도 등에 전면 유해발굴을 추진하라고 주문했습니다.

    그러나 경기도는 인권침해는 지자체가 아닌 '중앙정부'가 저지른 것이라며 1년이 지나도록 권고를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자체 예산을 들여 두 번에 걸쳐 45기 분묘를 시범 발굴한 진실화해위는, 이번 발굴 조사를 바탕으로 연말쯤 2차 진실규명을 내릴 방침입니다.

    MBC뉴스 차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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