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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핵실험 가능성 공식화‥"미국이 하면 우리도"

러, 핵실험 가능성 공식화‥"미국이 하면 우리도"
입력 2023-11-03 06:47 | 수정 2023-11-03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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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러시아가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 CTBT를 탈퇴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핵을 협상카드로 꺼내 든 것으로 보입니다.

    손령 특파원입니다.

    ◀ 리포트 ▶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 CTBT 비준 철회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러시아 측은 이번 결정이 핵무기 통제 약속의 동등성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조약에 서명만 하고 비준은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지난달 5일)]
    "우리가 핵실험을 할지 말지 결정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미국과의 관계에서 거울과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기 위한 겁니다."

    푸틴의 발언 이후 한 달 만에 러시아 하원과 상원이 CTBT 비준 철회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고, 이번 서명 직후 효력이 발효됐습니다.

    CTBT는 어떠한 목적의 핵실험도 금지한다는 국제 조약으로 지난 1996년 러시아와 미국 등 5대 핵강국을 비롯해 154개국이 서명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 등이 비준 절차를 거치지 않아 실질적으로 발효되지 못했고, 러시아는 지속적으로 이를 문제삼아 왔습니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이번 결정으로 다시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핵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으며 지난 6월엔 벨라루스에 핵탄두를 배치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러시아 측은 이번 결정으로 핵실험을 먼저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미국이 먼저 핵실험을 하면 핵실험을 재개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국제무대에서 핵을 협상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지하 화학 폭발 실험과 핵 타격 훈련을 실시하는 등 잇따른 전쟁 속에 핵불안정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MBC뉴스 손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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