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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비 수천만 원 안 준 친부에 '집행유예'

양육비 수천만 원 안 준 친부에 '집행유예'
입력 2023-11-09 06:46 | 수정 2023-11-09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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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외도로 이혼 후 6년 동안 세 자녀의 양육비 수천만 원을 지급하지 않은 친부가 재판에 넘겨졌지만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습니다.

    양육비 안 주는 부모를 처벌하는 법이 있어도 실효가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혜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양육비 미지급 사건 재판이 끝난 법원 앞.

    건물 안쪽에서 잠시 멈칫하던 남성이 출구 밖으로 걸어나옵니다.

    [취재진]
    "<집행유예 나왔는데 심경 어떠세요?> …."

    취재진이 모여들자 갑자기 달아나기 시작합니다.

    있는 힘껏 달려 어른 허리 높이의 담장을 훌쩍 뛰어넘더니 법원 밖 도로를 가로질러 사라집니다.

    대낮에 법원에서 한바탕 추격전을 벌인 남성, 자녀 양육비를 주지 않아 재판에 넘겨진 송 모 씨입니다.

    송 씨는 2017년 외도로 이혼한 뒤 6년 동안 세 자녀 양육비 4천여만 원을 주지 않았는데, 1심 법원은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지급하지 않은 양육비 액수가 커 도덕적 비난을 넘어 형사처벌의 필요성이 높다"면서 "양육비 일부는 지급했다는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같은 일로 다시 법정에 올 경우 또 집행유예가 선고될지 장담할 수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이혼 뒤 식당 일을 하며, 아이 셋을 키워온 송 씨의 전처는 처벌이 약하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송 씨 전처/양육비 미지급 피해자]
    "당당하게 뛰어나가는 거 보셨죠. 이번 판결이 너무나 아쉬운 것 같아요. 우리 아이들은 좀 더 고통을 받아야만 이 사회에서 받아주는 건가…"

    피해자들은 최근 검찰이 고의적, 악의적으로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경우 구형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법원도 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MBC뉴스 이혜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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