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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환경 리포트] 검은 전기가 목을 졸랐다, 삼성과 TSMC의 새 전쟁

[기후환경 리포트] 검은 전기가 목을 졸랐다, 삼성과 TSMC의 새 전쟁
입력 2023-11-13 07:42 | 수정 2023-11-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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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와 대만 TSMC는 우리나라와 대만을 대표하는 반도체 시장의 두 거인입니다.

    기업 가치와 파운드리 반도체 점유율에서 TSMC가 앞서가고 삼성이 추격하고 있습니다.

    세계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두 회사의 치열한 전쟁터.

    그런데 여기 또 하나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청정에너지 확보 전쟁입니다.

    현재 상황을 알기 위해 세계 경제의 중심인 미국 뉴욕의 시장 분석기관이 작성한 보고서를 입수했습니다.

    이 그래프에서 파란색과 하늘색은 미국과 유럽, 붉은색은 아시아, 노란색은 우리나라 기업들입니다.

    최상위에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같은 미국 기업들이 포진해 있고 아시아 기업들은 뒤처진 편인데요.

    그중 우리나라 기업들의 순위는 최하위권으로 평가됐습니다.

    삼성전자와 TSMC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둘 다 선두권과 차이가 크지만 중요한 건 대만 정부와 TSMC는 서둘러 격차를 줄여가고 있습니다.

    분석 결과 삼성의 청정에너지 확보 능력은 세계 234위 TSMC는 52위로 나타났습니다.

    [카일 해리슨/뉴욕 블룸버그NEF 지속가능전략 총괄]
    "TSMC는 다수의 대규모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대만에는 TSMC에 전력을 공급하는 대규모 풍력 발전소들이 많이 있습니다. (국가나 지자체의) 정책적인 지원도 많이 받고 있습니다."

    TSMC는 2020년 덴마크의 풍력 회사와 대만 해역에서 1GW 규모의 재생에너지를 수십 년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대형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삼성도 청정에너지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규모 면에서 뒤처지고 있습니다.

    지구에서 탄소 없는 전기를 확보할 수 있는 능력의 격차는 제품 경쟁력 격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카일 해리슨/뉴욕 블룸버그NEF 지속가능전략 총괄]
    "더 많은 기업이 저탄소 제품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린 철강이나 그린 알루미늄 같은 것들이죠. 저탄소 제품을 만들면 더 비싼 가격에 팔 수 있고 새로운 고객층을 창출할 수도 있습니다."

    세계 투자의 큰 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도 있습니다. 전 세계 투자를 선도하는 기관 투자자들의 모임 CA100 플러스에 물었습니다.

    [프랑수아 움베르/CA100 플러스 추진위원장]
    "CA(Climate Action) 100 플러스는 투자자 주도의 자발적인 이니셔티브입니다. 목표는 세계가 기후 변화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현재 운용 자산 규모는 얼마인가요?> 70조 달러 (한화 9경 원) 정도입니다. <투자자가 보기에 만족스럽지 않다면 투자금을 회수합니까?> 각 회원사들은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투자의 큰 손들이 에너지 전환을 독려하는 이유는 기후 변화로부터 소중한 자산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프랑수아 움베르/CA100 플러스 추진위원장]
    "기후 변화가 우리 자산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해수면이 상승하고 많은 화재가 발생하고 있죠. 에너지 전환이 늦어질수록 우리 자산 가치가 더 큰 영향을 줄 겁니다."

    최근 정부는 무탄소 연합을 출범시켜 전력 시장에서 탄소를 제거하기로 했습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무탄소 연합은 유엔과 구글이 주도하는 24/7 CFE 통칭 CF100과 비슷하다고 말합니다.

    [김성환 의원/국회 산자증기위 (10월 26일)]
    "무탄소 연합이 구글이 선도하는 24/7 CFE(CF100)과 같은 개념인가요?"

    [방문규/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네. 큰 뜻에서는 같은 취지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CF100은 그보다 먼저 출범한 RE100과 흔히 비교됩니다.

    CF100과 RE100은 화석연료 퇴출이라는 목표는 같지만, 크게 세 가지가 다릅니다.

    우선 청정에너지에 원전을 포함하느냐 여부입니다.

    [마이크 피어스/RE100 시스템전환 총괄]
    "우리는 원자력을 쓰라고 하거나 쓰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원자력은 RE100의 목표는 아닙니다."

    반면 CF100은 원전을 포함합니다.

    우리나라는 원전 강국이고 그런 면에서 CF100이 더 유리해 보입니다.

    정부가 무탄소 연합을 추진한 이유죠.

    그러나 CF100은 청정에너지를 연중 24시간 끊김 없이 공급할 것을 요구합니다.

    이 목표는 아직 그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어려운 목표입니다.

    특정 기업에 일정량의 청정에너지를 공급하는 차원을 넘어 전력망에서 화석연료를 사실상 제거해야 달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카일 해리슨/뉴욕 블룸버그NEF 지속가능전략 총괄]
    " RE100부터 먼저 시작하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CF100부터 하는 것은) 마차를 말 앞에 매는 격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 하나 다른 점은, RE100은 분명한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 달성률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와 투자자들은 이 자료를 토대로 기업을 평가하고 제품을 사거나 투자하는 지표로 사용합니다.

    CF100은 어떨까요?

    MBC 취재팀은 CF100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CF100 회원사들은 목표 달성률을 어떻게 측정하고 공개하는지 물었습니다.

    CF100은 참여자들의 실천 공약을 권장하기는 하지만 의무는 아니며 목표 달성률 등 관련 지표도 지금은 보고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후 해명자료를 통해서 정부가 추진하는 무탄소 연합은 기존 CF100에서 '연중 끊김없이' 라는 부분은 빼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이 주도하는 제3의 길을 가겠다는 겁니다.

    시장의 대세로 자리매김한 RE100과 이를 뛰어넘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려는 CF100.

    그리고 한국이 주도하는 변형 CF100.

    우리는 어떤 길을 가야 할까요?

    어떤 길을 선택하든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는 획기적으로 늘려야 합니다.

    [마이크 피어스 RE100 시스템전환 총괄]
    "한국은 지금 매우 중요한 순간에 있습니다. 한국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규모나 영향력 모두 매우 중요한 나라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현재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속도 측면에서 국제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국이 리더십을 발휘하길 바라고 그러면 큰 기회와 부를 얻게 될 것입니다."

    기후환경리포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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