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투데이
기자이미지 유서영

"콩밥 먹이겠다"‥학부모 폭언, 사실이었다

"콩밥 먹이겠다"‥학부모 폭언, 사실이었다
입력 2023-12-16 07:15 | 수정 2023-12-16 07:22
재생목록
    ◀ 앵커 ▶

    서울의 한 사립 초등학교 담임이던 20대 교사가 올 초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는데요.

    교육 당국의 재조사 결과, 이 교사가 일부 학부모들로부터 끊임없는 민원에 시달렸고, 심지어 협박까지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서이초 교사의 사망 사건과 관련해 열린 기자회견 당시, 한 남성이 눈물로 회견장을 찾았습니다.

    교사였던 자신의 딸 역시 올 초에 억울하게 세상을 떠났다는 겁니다.

    [오재근/오 모 교사 아버지]
    "6개월 전에 제 딸도 그렇게… 제 딸도 같이 조사해주세요."

    오 씨의 딸은 지난해 2월, 서울 상명대 부속초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교직 생활을 처음 시작했습니다.

    그해 6월, 담임을 맡은 2학년 학생 4명의 다툼을 중재하려다 문제가 시작됐습니다.

    오 교사는 아이들에게 당시 상황을 재연해보라고 한 뒤 영상을 찍어 학부모들에게 보냈습니다.

    그 과정을 정확히 설명하려는 의도였지만, 그때부터 학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쳤습니다.

    한 학부모는 심지어 오 교사에게 "콩밥을 먹이겠다", "다시는 교단에 못 서게 하겠다"고 폭언을 퍼부었다는 겁니다.

    오 교사는 한 학기 만에 학교를 떠난 뒤 우울증을 앓았고, 지난 1월, 끝내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오재근/오 교사 아버지]
    "힘들다는 얘기도 하고 '무릎 꿇고 빌까, 내가' 주변에서 너무 안 도와줘서‥"

    서울시교육청은 다섯 달 동안 감사를 벌여 오 교사가 "학부모의 과도한 항의로 우울증이 발병해 사망에 이르렀다"고 결론내렸습니다.

    다만, 학교 측의 조치에서 특별한 법 위반사항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오재근/오 교사 아버지]
    "한이 되더라고요. 서이초는 꽃다발이 수천 개가 놓였는데, 우리 딸은 한 송이도 없는 상황에서…"

    유족들은 가해 학부형에 대해 형사고발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유서영입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1388', '다 들어줄 개' 채널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