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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물증 없이 세 차례 '포토라인' 세워

결정적 물증 없이 세 차례 '포토라인' 세워
입력 2023-12-29 06:14 | 수정 2023-12-29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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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경찰이 고 이선균 씨 마약 투약 의혹을 제보한 유흥업소 실장을 두 달 동안 17차례 소환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씨에 대한 추궁에 집중했던 것으로 M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실장의 진술이 바뀌기도 했지만, 수사를 밀어붙인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손구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10월 19일, 경찰은 마약 투약 혐의로 유흥업소 실장 김 모 씨를 체포했습니다.

    이후 두 달 동안 김 씨에 대한 소환조사는 모두 17차례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경찰은 김 씨 본인의 혐의보다 고 이선균 씨 혐의에 집중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MBC가 확인한 김 씨 진술 조서에 등장하는 이 씨에 대한 언급은 260여 차례.

    체포 당일 이뤄진 1차 조사에서 경찰은 "휴대전화가 해킹됐는데 연예인이 연루돼 걱정"이라는 김 씨의 진술을 받아냈는데, 그 이튿날부터 이 씨에 대해 본격 추궁하기 시작한 겁니다.

    이에 대해 유흥업소 실장은 "이 씨가 자신의 집에서 마약을 투약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어떻게 마약을 건넸는지, 무슨 도구를 썼는지 등 핵심적인 진술의 신빙성이 흔들렸습니다.

    김 씨는 "대마 흡연용 은색 파이프가 집에 있다"고 했지만 경찰은 파이프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구체적인 투약 날짜에 대해서도 김 씨는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해 날짜 개념이 정확하지 않다" "오래돼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는 식으로 말했습니다.

    그러자 경찰은 김 씨 자택 앞 CCTV 등을 통해 작년 10월과 올해 1월, 6월, 7월 등 이 씨가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의심되는 날짜 네 개를 특정했습니다.

    하지만 결정적 투약 증거는 찾지 못했습니다.

    사실상 진술만 가지고 이 씨를 세 차례 포토라인에 세운 셈 아니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해명에 나선 인천경찰청은 "추가 조사 필요성이 있어 부른 것이며 언론에 수사 정보를 준 적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이 씨가 지난 23일 출석 당시 지하 주차장 이용을 요청했지만, "청사 구조상 출두가 외부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설득해 이전처럼 공개 출석하게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취재진이 지하로 이동하다 안전사고가 발생할 것도 우려했다"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손구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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