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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면 빼내 장비까지‥"이게 우리의 속도"

도면 빼내 장비까지‥"이게 우리의 속도"
입력 2023-12-29 06:28 | 수정 2023-12-2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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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삼성전자 기술을 중국에 유출해 수조 원대 피해를 발생시킨 일당이 붙잡혔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 앵커 ▶

    기술 유출 일당이 비밀리에 국내에서 모방 장비까지 만들던 증거를 검찰이 확보했습니다.

    박솔잎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중국의 한 반도체 장비업체 사무실.

    "한마음 한뜻으로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자"는 내용의 한글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우리말도 들려옵니다.

    "마진까지 포함하면 한 60까지..."

    MBC는 2주 전 18나노 D램 공정자료의 중국 창신메모리 유출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선 사실을 전해드렸습니다.

    보도 직후 중국 현지의 핵심 제보자가 MBC에 기술 유출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한 현지 반도체 장비업체 영상을 보내왔습니다.

    이 업체의 홈페이지를 찾아봤습니다.

    "다른 장비회사는 5년에서 10년 걸리지만, 우리는 2~3년이면 완료한다. 이것이 자신들의 속도"라고 선전합니다.

    검찰은 이번 기술 유출이 두 갈래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출신 김 모 전 부장이 7년 전 창신메모리에 취업하면서, 핵심 공정과 함께 기술 인력을 넘겼고, 최근 김 전 부장이 새 장비업체를 세워 삼성전자 협력업체의 장비 기술까지 추가로 빼돌리려 했다는 겁니다.

    김 전 부장과 공범들이 빼돌리려 한 건 '증착' 공정에 쓰이는 '퍼니스' 장비.

    이 장비 안에서 '웨이퍼'에 얇은 막을 입히는데, 이 막을 여러 겹 쌓는 기술만큼은, 국내 장비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박재근 교수/한양대,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
    "8대 공정 중에 유일하게 우리나라가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 게 ALD... 그걸 가져가면 어떻게 되겠어요? 중국이 갑자기, 그냥 선두권으로 치고"

    검찰은 지난 8월 김 전 부장과 공범들의 국내 비밀공장도 확인해, 이들이 만들고 있던 유출 장비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삼성 협력업체에서 퇴사한 공범이 퇴사 전 야근하는 척 미리 도면을 빼돌린 뒤, 경기도 안산의 공단에 공장을 차리고 버젓이 모방 장비를 만들어 왔던 겁니다.

    검찰이 확보한 장비는 이미 절반 이상 완성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삼성 협력업체 측은 검찰 조사에서 연간 최대 수천억 원대 피해가 예상된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주범 김 전 부장에 앞서 지난달 협력업체 전 직원을 먼저 구속한 검찰은 반도체 공정과 인력 유출, 장비 기술 유출까지, 전방위로 수사를 확대할 전망입니다.

    MBC뉴스 박솔잎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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