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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녹음' 학대 신고‥대법 "증거 인정 안 돼"

'몰래 녹음' 학대 신고‥대법 "증거 인정 안 돼"
입력 2024-01-11 12:10 | 수정 2024-01-1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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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학부모가 자녀의 가방에 몰래 녹음기를 넣어서 교사의 폭언을 녹음한 경우, 녹음 자체가 위법해 증거로 쓸 수 없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습니다.

    김상훈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18년 3월, 한 초등학교의 담임교사는, 3학년 제자에게 "맛이 갔다", "구제불능"이라고 폭언하는 등 16차례 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 법원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는데, 항소심 재판에선 피해 아동의 부모가 아이 가방에 몰래 녹음기를 넣어 확보한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이 쟁점이 됐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증거 능력을 인정하고 벌금 5백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아동과 동일시할 수 있을 정도로 밀접한 부모가 학대를 막기 위해 녹음한 것"으로 증거로 인정할 수 있다고 본 겁니다.

    하지만, 대법원 1부는 항소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은 "몰래 녹음한 발언은 다른 사람끼리 나눈, 공개되지 않은 대화에 해당한다"며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한 것으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초등학교 교실은 출입이 통제되기 때문에 교사의 발언도 학생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공개되지 않는 대화"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판결은 교사 발언을 몰래 녹음한 경우 증거능력에 대한 대법원의 첫 판단입니다.

    앞서 작년 8월 유명 웹툰작가 주호민 씨는 자녀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교사의 발언을 녹음한 뒤 교사를 아동학대로 고소했습니다.

    현재 수원지법에서 이 교사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인데, 이번 대법원 판단이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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