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태원 참사 직후, 참사 위험성을 미리 경고한 보고서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경찰 정보라인 간부들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경찰이 스스로 증거를 없애 진실을 밝히기 어렵게 했다"고 질타했습니다.
정상빈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는 10.29 이태원 참사 위험성을 미리 경고한 보고서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진호 전 용산서 정보과장에게도 징역 1년을 선고하고 3년 동안 형의 집행을 유예했습니다.
박성민 전 부장은 지난 2022년 11월, 참사 사흘 뒤부터 이틀에 걸쳐 카카오톡 대화방을 통해, "불필요한 문서가 남지 않게 문서 관리를 해 달라"며 문서 삭제를 지시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습니다.
용산서 김진호 전 과장은 박 전 부장 지시를 받고 정보과 경찰들에게 두 차례에 걸쳐 참사 위험성을 경고한 보고서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재판부는 "경찰 조직 일원으로서 수사와 감찰에 성실히 협조할 책임이 있는데도, 증거를 인멸해 진실을 발굴하기 어렵게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보고서는 열람 뒤 파기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항변했지만, 법원은 "사고의 책임을 밝히고 재발을 방지해야 하는데도 문서를 삭제한 건 적법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이들의 지시를 받고 보고서를 삭제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곽 모 전 용산서 정보과 경위에겐 "범행을 반성하고 있고, 상관의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징역 4개월의 선고를 유예했습니다.
검찰은 판결문을 검토해 항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정상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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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빈
'이태원 보고서 삭제' 경찰 징역형‥"진실 가렸다"
'이태원 보고서 삭제' 경찰 징역형‥"진실 가렸다"
입력
2024-02-1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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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4-02-1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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