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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MBC] "남편의 범죄를 알려달라"‥유서 남기고 떠난 여성

[제보는 MBC] "남편의 범죄를 알려달라"‥유서 남기고 떠난 여성
입력 2024-01-02 20:27 | 수정 2024-01-02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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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달, 한 여성이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가 남긴 유서엔 전직 직업군인이었던 남편의 지속적인 괴롭힘이 있었다고 적혀 있었는데, 그 내용이 차마 입에 담기 힘들 정도로 가혹했습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제보는 MBC, 손구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4년 전 딸을 결혼시킨 임 모 씨는 곧 딸의 태도에서 이상한 낌새를 발견했습니다.

    사위는 육군 모 부대에서 근무하던 상사였는데 딸 집에 "놀러가겠다"고만 하면 부부가 모두 막고 나섰습니다.

    [임 모 씨/아버지]
    "김치를 가져가 집에 가더라도 '아버지 들어오세요' 해본 적이 없어요. 밖에서만 주고…"

    그러던 지난달, 둘째 딸이 전화로 직접 힘든 기색을 내비쳤습니다.

    [임 모 씨/아버지]
    "'나 OO(남편)이 때문에 너무 힘들어'. 그렇게 자기를 괴롭힌다고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놀란 임 씨는 다음 날 딸을 만나기로 했지만 그날 오후 딸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후 장례식장에서 딸 친구들로부터 들은 내용은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사위가 딸에게 성관계 영상 촬영을 강요해 이를 성인물 사이트에 돈을 받고 팔았고, 2년여 전부턴 성인방송까지 하게 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실제 딸이 살던 집엔 각종 인터넷 방송 소품들이 널브러져 있고, 그 옆 방에서 남편 김씨가 화면으로 지켜본 듯한 흔적도 남아있었습니다.

    [임 모 씨 지인]
    "'남편이 이렇게 이렇게 해서 방송하면 된다더라'‥ 방송을 일주일에 6일인데 10시간 12시간씩 시킨다고…"

    남편 김씨는 이미 2021년 7월 SNS에 불법 영상물을 공유한 사실이 드러나 군에서 강제 전역도 당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참다못한 딸 임 씨가 이혼을 요구했지만 김씨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걸로 보입니다.

    유언장엔 그간의 고통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남편의 감시로 강제적으로 방송을 하며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렸다", "이별 후에도 협박과 금전 요구가 계속됐다"고 적었습니다.

    장례 기간 내내 장례식장에 나타나지조차 않은 김 씨는 유족의 추궁에도 "너무 억울하다,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김씨는 그 뒤로 유족 연락을 받지 않고 있고, 취재진의 입장 요청에도 답하지 않았습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유족들 고소장과 임 씨의 휴대전화를 제출받는 한편 주변인들을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앞서 김씨를 강제 전역조치했던 군은 "피해자가 부인이었다는 사실을 당시 몰랐고 민간인을 상대로 조사하기도 어려워 형사처벌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MBC뉴스 손구민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 / 영상편집: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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