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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차현진, 이혜리

[단독] "수면제 없인 잠도 못자"‥'롤스로이스 마약 의사'의 파렴치한 성범죄

[단독] "수면제 없인 잠도 못자"‥'롤스로이스 마약 의사'의 파렴치한 성범죄
입력 2024-01-04 20:17 | 수정 2024-01-04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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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약물에 취한 채 운전을 하다가 길을 가던 2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이른바 '롤스로이스 사건'.

    당시 운전자에게 마약을 제공했던 의사 염모씨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염씨가 마취 상태인 환자들을 성폭행하고 불법으로 촬영한 혐의가 드러났죠?

    피해를 당한 환자 두 분이 어렵게 MBC와의 인터뷰에 응해 주셨는데요.

    악몽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이들은, 염씨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습니다.

    먼저 차현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피해자라며 와 달라고 해 간 경찰서, 담당 경찰관은 사진 십 여장을 제시했습니다.

    [이 모 씨/성범죄 피해자 (음성변조)]
    "<처음에 그 사진 보셨을 때는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수술실에서 제가 누워 있는 사진이더라고요. 위 아래가 다 벗겨져 있고.. 더 이상 못 보겠다고."

    피부과 시술을 맡았던 의사 염 모 씨가, 마취로 잠들어 있던 자신을 추행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던 겁니다.

    비용이 저렴하다고 입소문이 나 있었고 더군다나 지인의 소개로 간 병원이었습니다.

    [이 모 씨/성범죄 피해자 (음성변조)]
    "지금 일단 일을 다 그만뒀고요..도저히 말할 곳도 없고 해서 병원에 다니면서 그냥 수면제 없으면 잠도 못 자는 상태고 지금 그래요.."

    3년 전부터 염씨의 병원에 다녔던 40대 여성 강 모 씨도 아직 믿기지가 않습니다.

    [강 모 씨/성범죄 피해자 (음성변조)]
    "이게 다른 사건으로 인해 밝혀지지 않았으면 저는 아직도 그 병원을 다니고 있었을 수도 있거든요."

    증거물을 본 이후로 일상은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강 모 씨/성범죄 피해자 (음성변조)]
    "옷을 벗기고 사진 찍은 것도 있고..제가 너무 물건과 짐승 같아 보여서 너무 충격적이어서.."

    염씨가 잡혔다해도 걱정은 가시지 않습니다.

    [강 모 씨/성범죄 피해자 (음성변조)]
    "혹시 이게 지금 소장만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유통을 시켰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과 공유가 됐을까봐.."

    믿었던 의료인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한 피해자들은 염씨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습니다.

    [이 모 씨/성범죄 피해자 (음성변조)]
    "이름을 바꾸고 병원 간판을 바꾸고 개원을 하면 또 모르고 사람들이 갈 거예요. 의사를 못하게 해야죠. 다시는 의사를 못하게.."

    MBC뉴스 차현진입니다.

    ◀ 기자 ▶

    의사들의 성범죄, 얼마나 많이 일어날까요.

    경찰청 통계를 보면요.

    최근 5년 동안 성범죄로 검거된 의사, 한의사는 모두 793명입니다.

    거의 이삼일에 한 번꼴입니다.

    유형별로는 강간과 강제추행이 87%로 대부분이었고, 불법촬영이 10%였습니다.

    이런 범죄를 저지르면 의료행위를 못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마침내 지난해 11월 개정 의료법이 시행됐습니다.

    어떤 범죄든 관계없이 의료인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보건복지부 장관이 면허를 취소할 수 있게 한 겁니다.

    하지만 판결 확정 전까지는 별 제한 없이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물론 의료법에는 '면허 취소'와 별개로 "의료인이 품위를 심하게 손상시키는 행위를 한 경우"에 복지부 장관이 면허를 '정지'시킬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이전부터 있던 조항인데요.

    그런데 실제 최근 5년간 성범죄로 면허가 정지된 경우는 6명에 불과했습니다.

    이마저도 대부분 솜방망이에 그쳤습니다.

    면허 정지를 가장 길게 받은 게 1년이었는데 6명 중 1명에 불과했고, 나머지 5명은 모두 한 달씩이었습니다.

    면허정지 처분을 받아봤자 한 달 뒤 다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겁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조치가 내려지는 데까지, 오래 걸린다는 겁니다.

    지난 2015년에 복통으로 병원을 찾은 당시 18세 환자를 성추행한 의사의 경우 6년이 지난 2021년에야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안기종/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누가 보더라도 명백한 성범죄 같은 경우에는 일단은 의료행위를 못하도록 일단 (면허) 정지를 바로 시키는 게 필요한 것 같고요."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인이 성범죄로 기소되거나 유죄가 나오면 검찰에서 알려주도록 돼 있지만, 실제로는 대법원 확정 판결 전에 통보가 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심지어 확정 판결 후에도 통보가 누락되기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은정/해바라기 법률사무소 변호사]
    "이런 (성범죄 의사의) 면허에 대한 제재가 없다면 또 다른 피해자들이 양산될 수도 있는 상황이거든요."

    의사협회는 차라리 협회 차원에서 직권으로 문제 의사들을 징계할 수 있는 '자율징계권'을 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선 제식구 감싸기를 우려하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아예 외부 전문가등을 포함한 별도의 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MBC뉴스 이혜리입니다.

    영상 편집 : 권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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