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0억 원 입금‥한 발 물러섰지만 더 지켜봐야

◀ 앵커 ▶

태영그룹이 오늘 계열사 매각 대금 890억 원을 태영건설에 추가로 지원했습니다.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을 거부하다가, 워크아웃이 무산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자 그제서야 약속한 돈을 지급한 건데요.

정부와 채권단은 추가 자구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문다영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 리포트 ▶

태영그룹이 오늘 채권단에 약속했던 890억 원을 태영건설에 입금했습니다.

TY홀딩스가 소유한 sbs주식을 담보로 윤세영 회장의 딸 윤재연 블루원 대표에게서 330억 원을 빌렸고, 계열사 블루원에서도 100억 원을 차입했습니다.

태영 측은 에코비트 등 계열사를 매각하거나 담보로 잡아 나머지 약속도 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태영그룹은 워크아웃의 선제조건으로 자회사를 매각해 태영건설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매각대금 1천549억 원 가운데 일부만 지원하고 890억 원은 지주사 TY홀딩스의 연대채무를 갚는데 사용했습니다.

TY홀딩스의 연대채무를 갚은 것이 태영건설을 지원하는 것과 같다는 논리였지만 채권단안에서는 이익은 사주 일가로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로 떠넘긴다는 비판이 일었습니다.

'태영건설이 아니라 오너일가를 위한 자구계획'이라며 날을 세웠던 금융당국은 일단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채권단을 향해 자구노력 의지가 확인되면 워크아웃을 정상 진행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워크아웃이 진행될 경우, 은행권과 600여 개 중소업체로 이뤄진 채권단은 일부 빚을 탕감해주거나, 필요할 경우 추가 자금을 지원해야 합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태영건설을 위해 공적자금까지 투입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수진/더불어민주당 의원]
"경영을 잘못한 이런 태영건설 같은 기업에 공적자금을 투입하실 의향이 있으십니까?"

[최상목/경제부총리]
"없습니다."

채권단 안팎에서는, 여전히 태영측의 자구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태영건설이 무너지면 한국경제가 어려워진다는 압박이 아니라 TY홀딩스 지분 매각 등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은 오는 11일에 채권단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이뤄집니다.

MBC뉴스 문다영입니다.

영상편집: 권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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