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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일가족 비극 부른 1형 당뇨‥"중증질환으로 인정해 달라"

태안 일가족 비극 부른 1형 당뇨‥"중증질환으로 인정해 달라"
입력 2024-01-15 20:21 | 수정 2024-01-1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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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주 충남 태안에서 1형 당뇨를 앓는 아이를 키우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부모와 아이가 함께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 사건 이후 정부는 1형 당뇨 환자들이 사용하는 관리기기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시기를 다음 달로 앞당기기로 했는데요.

    환자와 가족들은 그러나 1형 당뇨는 평생 전문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큼 중증질환으로 인정하는 게 중요하고, 또 시급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승섭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1형 당뇨를 앓고 있는 8살 손 모 군.

    손 군 배에 붙은 당뇨 관리 기기에서 혈당이 올랐다는 경고음이 울립니다.

    아버지는 주입기에 연결된 스마트폰으로 인슐린을 투입합니다.

    3살 때 진단을 받아 벌써 5년째 투병 중입니다.

    [손윤기/보호자]
    "인슐린 펌프 안에 인슐린 약제가 있고요. 서서히 지금 들어가고 있는 겁니다."

    1년 4개월 전, 같은 병 진단을 받은 7살 여자아이는 하루 24시간 몸에 주삿바늘을 달고 삽니다.

    자칫 대처가 늦으면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덕환/1형 당뇨 환자 (27년 투병)]
    "이렇게 관리를 해도 저혈당에 빠지잖아요. 저혈당에 빠지면 숨을 못 쉽니다. 그때 사탕을 입에 넣어도 5분, 10분, 15분 정도 되어야 깨어나거든요. 이게 중증 질환 아니면 뭡니까?"

    지난 9일 충남 태안에서는 아빠와 엄마, 9살 딸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딸이 1형 당뇨를 앓고 있었는데 부모가 남긴 글에는 '딸이 많이 아파한다,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적혀 있었습니다.

    사건 이후 정부는 인슐린 펌프가 포함된 당뇨 관리기기 부담 완화 정책을 한 달 앞당겨 2월에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병을 앓고 있는 환자와 보호자는 정부의 대책은 단편적이라며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다른 당뇨병과 달리 1형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이 아예 분비되지 않아 식습관이나 운동으로 관리할 수 없다면서 평생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만큼 중증 질환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겁니다.

    [김미영/한국 1형 당뇨병환우회 대표]
    "일단 진단받으면 평생을 가지고 가야 하는 질환인데, 일부 연령층에게 의료비를 지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또한, 소아와 청소년만 받을 수 있는 의료비 지원 기준을 모든 나이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박근용/세종시 1형 당뇨 학부모협의회장]
    "저희는 사각지대예요. 아무도 저희 얘기를 들어주지 않아요. 하루 종일 혈당과 싸움‥"

    현재 우리나라 1형 당뇨 환자는 최대 5만 6천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MBC뉴스 이승섭입니다.

    영상취재: 황인석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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