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경남 양산시 의회 김태우 의원이 여성 공무원을 1년 넘게 성추행했다는 소식을 어제 전해 드렸는데요.
김 의원은 술자리나 노래방으로 피해 직원을 수시로 불러 냈다고 합니다.
그럴 때마다 의정 활동이라면서 업무 추진비로 고기와 술을 먹었고, 그 자리에서 성추행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유나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1년 넘게 여성 공무원을 상습적으로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양산시의회 소속 김태우 의원.
지난해 7월 7일 저녁.
김 의원은 방이 있는 고깃집으로 피해 여성 공무원을 불렀습니다.
여성은 며칠 뒤에 있을 현지시찰에서 또 괴롭힘을 당할까 봐, 음식점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피해 공무원 (음성변조)]
"안 가면 2박 3일 동안 나를 괴롭힐 건데 어쩔 수 없이 가야 된다고‥"
그리곤 여지없이 김 의원의 추행은 시작됐습니다.
[피해 공무원 (음성변조)]
"화장실 가려고 일어나려고 하면 와서 끌어안고 제가 '아유 좀 하지 마시라'고‥일부러 방이 있는 데를 가요. 끌어안고 이렇게 하려고‥"
고깃집에서 나와서는 바로 옆 건물 노래방으로 데려갔고, 추행은 이어졌습니다.
[피해 공무원 (음성변조)]
"무슨 술집 아가씨처럼 술 먹이고 또 그때 저 끌어안고 '진짜 이런 거 좀 안 하시면 안 되냐'고‥그래도 '이미 다 한 건데 뭐' 이러면서 계속 끌어안고 또 엉덩이 만지면서‥"
김태우 의원의 업무추진비를 살펴봤습니다.
그날 저녁 8시 반, 업무추진비 카드로 고기와 술값으로 10만 5천 원을 결제했는데 현장 의정 활동을 위해 4명이 함께 먹었다고 되어 있습니다.
[김태우/양산시의원]
<00에선 두 분이서 드셨고?>
"예예. 술 한 잔 먹으면서 내가 조언을 해줬죠."
<왜 이렇게 결재를 올리신 것인지‥>
"옆에 다른 지인도 있어서‥"
하지만 김 의원이 그날 피해여성한테 보낸 메시지에는 "비밀 얘기도 할 겸 둘이 한 잔 하자"고 분명히 적혀 있습니다.
성추행을 위해 간 고깃집에서 업무추진비를 쓰고 내용도 허위로 적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피해자는 한 달 뒤 8월 21일에도 이곳에 불려 나와 똑같은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이때도 5명이 함께 먹었다며 13만 5천 원을 결제했고, 의정활동을 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직원은 불려 나가 성추행을 당할 때마다 친구들에게 SNS로 괴로움을 토로했습니다.
[피해 공무원 (음성변조)]
"내가 기억을 잃고 만약에 더 나쁜 일을 당하게 된다면 혹시 몰라서 제가 너무 무서워서 저한테 무슨 일이 생길까 봐‥친구들은 이제 제가 답장이 없으면 걱정돼서 전화를 걸어줬거든요."
공무원 노조와 야당은 명백한 권력형 범죄라며 의원직 제명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김권준/전국공무원노조 양산지부장]
"사람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에 이때까지 꾹 참다가 마지막으로 도저히 안 되는 순간이 오니까 이번 일이 밝혀졌다고 봅니다."
어제 MBC의 단독 보도 이후 국민의힘은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해 즉시 윤리위원회 소집을 검토했으나 김 의원이 어제 탈당해 버렸다"며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MBC뉴스 김유나입니다.
영상취재: 이보문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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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유나
[단독] 성추행이 의정활동?‥"성추행했던 고깃집 비용도 업추비로 결제"
[단독] 성추행이 의정활동?‥"성추행했던 고깃집 비용도 업추비로 결제"
입력
2024-01-17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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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4-01-17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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