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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원 사라진 '보호지역'‥보호 강화하겠다며 예산은 삭감

감시원 사라진 '보호지역'‥보호 강화하겠다며 예산은 삭감
입력 2024-01-17 20:38 | 수정 2024-01-17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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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금 보시는 곳은 경북 왕피천과 강원도 동강의 모습인데요.

    이렇게 보호 가치가 높은 지역은 그동안 '생태 경관 보전 지역'으로 지정이 돼서 보호를 받아왔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감시원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지켜져 왔고,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는데요.

    그런데 올해부터는 예산 삭감으로 감시원 활동이 중단되면서, 보호 지역이 사실상 무방비 상태가 됐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민욱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초소까지 많이 올라갑니까?> 예. 아까 마을에서 2킬로미터. <2킬로미터요. 길이 험하군요.> 길이 험해요."

    경북 울진군의 깊은 계곡을 따라 달려 작은 초소에 도착했습니다.

    "<한 번만 열어볼 수 있을까요?> 키가 없잖아요. 환경청이 다 가져갔어요."

    이 초소 너머는 왕피천 생태경관보전지역입니다.

    강원도 속초시만 한 넓은 지역으로 국내에서 식생이 가장 우수한 보호지역 중 하나입니다.

    낚시 등이 가능한 국립공원과 달리 야생생물 수렵과 채취가 금지돼 있습니다.

    하천변이면 으레 보이는 음료수 페트병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거의 보이지 않고요.

    이 하천 옆에 모래가 쌓여있는 곳에는 동물 발자국들이 엄청 많이 보입니다.

    이 보호지역은 그동안 93명의 주민환경감시원들에 의해 지켜져 왔습니다.

    [안광정/경북 울진군 왕피2리 이장]
    "주민들이 지역을 지키는 어떤 보람도 갖고 환경부에서는 가장 저비용으로 이 넓은 지역을 가장 효율적으로 20년 동안 보존하고 관리를 해왔어요."

    하지만 왕피천 보호지역의 주민환경감시원은 올해 활동이 중단됐습니다.

    관련 예산 약 12억원이 전액 삭감됐기 때문입니다.

    인근 지방환경청 출장소 직원은 단 4명.

    위반 행위나 산불과 같은 재난에 무방비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강원도 동강 등 다른 생태경관보전지역도 주민감시원 활동이 종료됐습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주민들이 참여해서 관리를 해왔는데 그 관리자를 내쫓은 거죠. 보호구역을 관리할 수 있는 수단이 사라진 것이나 다름없는 거죠."

    보호지역의 확대와 관리 강화는 기후변화로 위협받는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필수입니다.

    현재 한국의 보호지역은 육상 17.3%, 해양 1.8%.

    정부 역시 보호지역을 국제사회 권고인 2030년까지 육상 30%, 해양 30% 수준으로 발굴 지정하는 것을 생물다양성 전략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습니다.

    보호지역 지정은 지역주민들의 삶에 불편을 초래하기 때문에 주민들의 이해와 참여가 필수적입니다.

    [최윤호/백두대간연구소장]
    "지역주민이 함께 보호지역을 만들어 나가고 함께 지켜나가는 제도를 계속적으로 만들어 가야 하는 부분이 핵심적인 사항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의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들이 지금처럼 제대로 실행되지 않는다면 보호지역 확대는 불가능합니다.

    [남중학/경북 울진군 구산리 이장]
    "'생태학교라든가 오수 정화시설까지 다 해주겠다.' 이렇게 해서 주민들이 동의했어요. 지금 뭐 하나도 지켜진 게 없잖아요."

    올해 환경부 예산은 지난해보다 6.5% 늘어난 14.3조원.

    댐과 하천관리 예산은 대폭 늘었지만 자연환경 예산은 1천억 원 넘게 줄었습니다.

    환경부는 주민환경감시원 제도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며 내년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 김희건 / 영상편집 : 안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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