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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피해자가 도망가야 하나?"‥1년간 아무 도움도 없었다

"성추행 피해자가 도망가야 하나?"‥1년간 아무 도움도 없었다
입력 2024-01-18 20:37 | 수정 2024-01-18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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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경남 양산시의회 김태우 의원의 성추행 관련 소식을 계속 전해드리고 있는데요.

    피해 직원은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성추행을 당했지만 시의회나 시청, 어느 곳에서도 도움을 받지 못했고 결국 다른 지역으로 떠나야 했습니다.

    피해자가 오히려 도망을 갈 수밖에 없었던 현실을 김유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1년 넘는 기간, 김태우 시의원의 성추행과 갑질은 은밀하고 집요했습니다.

    의회, 음식점, 노래방 장소를 가리지 않았고 거부하면 괴롭힘이 돌아왔습니다.

    밤낮도 없었고, 주말에도 늦은 밤 전화를 해 직원을 '예쁜이'라고 불렀습니다.

    결혼식장에 "예쁘게 하고 나갔냐"며 사진을 찍어 보낼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1년 넘게 이어진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피해자는 다른 지역으로 전출을 선택해야 했습니다.

    피해여성은 1년 넘게 강제추행을 당해왔지만, 직장에 피해 사실을 털어놓지 못했습니다.

    추행을 당할 때마다 성희롱 신고를 매번 고민했지만, 피해자 탓하는 공무원 사회의 폐쇄성과 2차 피해에 대한 두려움이 피해자의 SNS에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피해 공무원(음성변조)]
    "매뉴얼대로 해서 피해자가 원하는 그런 응당한 대가를 받은 걸 본 적이 없거든요. 오히려 피해자를 조롱하고 그런 조직 문화, 너무 너무 잘 봐왔기 때문에…"

    다른 의원들은 무관심했습니다.

    워크숍 행사 때는 김의원 방으로 불려와 술안주 심부름까지 해야 했습니다.

    [김혜림/양산시의원, 더불어민주당]
    "'(김 의원 방에) 가지 않아도 될 것 같아'라고 했는데 직원이 많이 불안해하고 겁을 먹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성폭력 대응 매뉴얼은 있으나 마나.

    동료 직원 일부도 피해 사실을 알았지만, 제3자도 신고를 할 수 있다는 대응원칙은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양산시의회 사무국 관계자(음성변조)]
    <맨 처음에 알게 되셨던 게 이제 전출 요청 들어왔을 때 알게 되신 거예요?>
    "경찰서에 수사 개시 통보가 우리한테 왔습니다. 그래서 안 거죠."

    양산시 의원들은 뒤늦게 책임을 통감했습니다.

    [이묘배/양산시의원, 더불어민주당]
    "우리 의원들은 피해자가 직접 용기를 내어 내막을 밝히기 전까지 그 어떤 역할도 해내지 못했습니다."

    양산시의회는 김 의원에 대한 징계에 착수했습니다.

    MBC뉴스 김유나입니다.

    영상취재: 김홍식·이보문(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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