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남효정

용산참사 15주기‥"우리의 삶은 그 날 멈췄습니다"

용산참사 15주기‥"우리의 삶은 그 날 멈췄습니다"
입력 2024-01-19 20:08 | 수정 2024-01-20 00:16
재생목록
    ◀ 앵커 ▶

    서울 용산 재개발구역 철거 농성장에서 경찰의 강제 진압 도중 철거민과 경찰, 6명이 목숨을 잃은 '용산참사'.

    내일이면 꼭 15년이 됩니다.

    참사 이후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남은 건, 공권력의 외면과 테러리스트라는 오명.

    유족들은 자신들의 삶은 15년 전 시점에 머물러 있다면서도 그래도 그날의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여전히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남효정 기자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지금, 지금, 안에 사람들 있어요. 지금요."

    경찰의 강제 진압 과정에서 철거민 5명과 경찰관 한 명이 목숨을 잃은 용산참사.

    철거민들이 생존권을 요구하며 망루에 올랐던 남일당 건물 자리에는 이제 34층짜리 빌딩이 들어서 있습니다.

    6년간 식당을 하다 참사로 남편을 잃은 김영덕 씨는 지금도 이 주변을 맴돌고 있습니다.

    [김영덕/고 양회성 씨 아내]
    "항상 이 길을 지나가면서 '나 보고 있냐, 나 보고 있냐' 그러고."

    울분과 그리움 속에 포장마차를 끌고 와 호떡을 팔며 자리를 지키기도 했습니다.

    [김영덕/고 양회성 씨 아내]
    "나 혼자 중얼중얼대요. '호떡 하나 먹을래?' 우리 신랑한테 한 소리죠. 당신 그랬잖아 보고 싶으면 건너편에 와서 보고 있으면 내가 내려다 본다고."

    참사 이후 공권력은 철저히 유족들을 외면했습니다.

    [MBC 뉴스데스크 (2009년 2월 7일)]
    "청계광장 주위는 경찰버스로 둘러싸였습니다. 용산참사 추모집회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서입니다."

    [MBC 뉴스데스크 (2009년 1월 23일)]
    "천성관 중앙지검장과의 면담을 신청했지만 검찰 측은 수사 중인 사건이라며 거절했습니다."

    [권명숙/고 이성수 씨 아내]
    "세상에 애를 끌고 가 나는 진짜 애를 영정사진을 걔네들이 밟아서 우리 애한테 뺏어 가지고 짓밟고."

    유족이 가는 곳마다 뒤를 밟으며 미행과 불법 사찰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권명숙/고 이성수 씨 아내]
    "몇 번 잡았어요. '왜 따라오냐, 우리가 죄인이냐.' 거의 일 년 360일 사찰당했어요 우리는."

    가장 힘든 건 떠난 가족에게 씌워진 테러리스트라는 오명이었습니다.

    [전재숙/고 이상림 씨 아내]
    "그 사람들이 얘기할 적에 우리는 테러범이에요. 아유 억울하죠. 그러니까 지금까지도 이렇게 목소리를 내고 앉은 거 아니에요."

    고통 속에서 같은 처지의 철거민과 참사 피해자들을 찾아가 위로하고 위로를 받았습니다.

    [전재숙/고 이상림 씨 아내]
    "우리 같은 처지에 놓여있는 사람들 힘든 사람들 있잖아요. 많이 찾아다니고. 위로도 해주고, 나도 또 위로도 받고."

    15년간의 외로운 싸움 속에 남은 건 아픈 몸과 마음뿐입니다.

    [유영숙/고 윤용헌 씨 아내]
    "제가 잠을 못 자요. 그리고 소화도 못 시키고 아프고. 수면제 먹고 자요."

    그래도 끝까지 포기할 수 없는 건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

    [권명숙/고 이성수 씨 아내]
    "어떻게 죽었냐만 알아도. 왜 그렇게 비참하게 죽어야만 했고."

    [유영숙/고 윤용헌 씨 아내]
    "저희 남편이 테러리스트가 아닌 평범한 가정 아빠로서 다시 돌아오게 할 수 있는 것이 저는 그 바람이에요."

    그리고 또다시 이런 비극이 반복되게 해서는 안된다는 사명감입니다.

    [김영덕/고 양회성 씨 아내]
    "이태원 참사 어제 저기를 행진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 눈, 눈비를 다 맞아가면서 우리가 해봤기 때문에 그거를 너무나 잘 알잖아요."

    MBC뉴스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 : 고헌주, 이준하 / 영상편집 : 유다혜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