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과학 기술 분야의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 이공계 대학의 우수 학생에게는 국가가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장학금을 받은 신입생의 2~30퍼센트가 한 학기 만에 그 대상에서 탈락하고 있다는데요.
일부 학생들이 일단 장학금을 받아놓고 '반수'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전동혁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 리포트 ▶
오정식 씨는 올해 카이스트를 졸업합니다.
4년 내내 국가장학금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등록금 부담을 덜면서 아르바이트 대신 인턴 경력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오정식/KAIST 대학원 입학 예정]
"훨씬 더 다양한 이공계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됐고 이러한 경험들이 좀 제가 꿈들을 갖게 되는 데 많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우수한 이공계 인재를 키우기 위한 정책인데, 성적만 잘 유지하면 4년간 국가장학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입생의 경우 내신이나 수능 등 대입 성적을 바탕으로 각 대학이 선발합니다.
[남수경/강원대 교수(한국교육재정경제학회)]
"'능력을 가지고 똑똑해서 장학금을 주는 거야'가 공부하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나와요. 그래서 '메리트 베이스(성적 기준)'일수록 저학년에 주긴 해야 돼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동안 신입생에게 지급된 장학금은 해마다 1,500건, 50억 원 정도입니다.
그런데, 2학기를 맞은 시점엔 장학금 지급이 300~400건씩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너댓 명 중 한 명꼴로 장학금 대상에서 탈락한 겁니다.
이유는, '기준 성적 미달'이 84%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공계에 일단 입학만 해놓고 '반수'를 준비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A 대학 관계자 (음성변조)]
"의대를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는 우수한 애들이 공대에 일단 갔을 가능성이 높아요. 점수 F를 맞고 그냥 재수를 하는 거죠."
이에 대해 한국장학재단은 탈락한 인원만큼 3학년 때 추가 선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공계에 뜻을 둔 다른 학생이 1,2학년 때 장학금을 받을 기회는 사라지는 셈입니다.
[안민석 의원/국회 교육위원회]
"국가장학금이 의대 쏠림 현상으로 낭비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앞으로는 이공계 장학생 선발 과정을 엄격하게 하고…"
입시업계에선 의대 정원이 확대되는 내년엔 대학에 적을 둔 이른바 '반수생'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전동혁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 이원석/영상편집: 조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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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전동혁
1학기 만에 장학금 대거 탈락‥'의대 반수' 준비하느라?
1학기 만에 장학금 대거 탈락‥'의대 반수' 준비하느라?
입력
2024-01-19 20:24
|
수정 2024-01-1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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