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프랑스 파리에 있는 루브르 박물관에서 여성 두 명이 모나리자 그림에 수프를 투척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정부의 농업 정책에 항의하는 활동가들이 벌인 일이었는데요.
지나친 환경 규제 등에 반발하면서 시위를 이어온 농민들은 파리 봉쇄를 예고하는 등 농업 문제가 유럽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손령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모나리자 그림을 향해 두 여성이 달려오더니 노랑색, 빨강색 액체를 끼얹습니다.
현지시간 28일,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된 모나리자에 환경 운동가들이 수프를 뿌렸습니다.
프랑스 정부의 농업정책에 항의하기 위한 겁니다.
[환경 운동가]
"무엇이 더 중요합니까? 예술인가요 아니면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단인가요? 농부들이 일하다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림은 방탄유리로 보호돼 있어 훼손되지는 않았지만 청소를 위해 1시간 넘게 폐관됐습니다.
이번 사건은 프랑스에서 전국적인 농민 시위가 열흘째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졌습니다.
농민들은 트랙터로 주요 고속도로와 기찻길을 막고, 정부 건물에 분뇨를 뿌리기도 했습니다.
유럽연합이 2050년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환경 규제를 강화했는데, 오히려 각종 지원금은 줄고 있다는 겁니다.
또, 환경 규제가 덜한 다른 나라 농산물들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베르나데뜨 브레옹/프랑스 농민]
"다른 나라에서는 승인됐지만 프랑스에서는 금지된 살충제가 많이 있습니다."
실제 최근 30년간 프랑스 농가 소득은 40% 감소했고, 농민 4명 중 1명이 빈곤층으로 전락했습니다.
농민들은 29일에는 파리를 오가는 모든 도로와 파리 주변 도매시장을 봉쇄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독일 농민들은 아우토반을 봉쇄했고, 동유럽에선 값싼 우크라이나 농산물이 관세 없이 대거 들어오도록 한 EU에 항의하는 등 유럽 곳곳에서 농민 시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유럽의회 선거를 넉 달 앞두고 극우 정당들의 지원 사격까지 더해지면서 농업 문제가 유럽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MBC뉴스 손령입니다.
영상취재: 이유경 / 영상편집: 김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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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손령
'농업 정책에 항의' 모나리자에 수프‥농민들은 파리 봉쇄 예고
'농업 정책에 항의' 모나리자에 수프‥농민들은 파리 봉쇄 예고
입력
2024-01-29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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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4-01-29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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