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 2022년 경기도 이천의 한 병원 건물에서 불이 나 5명이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불은 병원 아래층 철거공사 현장에서 시작됐는데, 조사결과 공사관계자들의 과실과 업무소홀 때문에 벌어진 '인재'로 판명됐습니다.
관계자들이 기소됐는데, 최근 1심에서 검찰 구형에도 한참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유족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제보는 MBC, 백승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불이 처음 시작된 곳은 상가 건물 3층 실내 골프장 철거 현장이었습니다.
작업자들이 전기를 사전 차단하는 안전조치를 무시한 채 냉방기기를 사용하다 불꽃이 튀어 번진 겁니다.
방화문을 열고 일하던 작업자는 불이 나자 방화문을 닫지도, 화재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도 않고 도망쳤습니다.
[양안연/고 박은성 씨 남편]
"지금도 어떻게 자다가 보면 여기 자는 줄 알고, '소혜 할머니, 소혜 할머니' 이래요 내가. 불을 내놓고 왜 도망을 가서 사람을 죽이느냐 이거야."
여기에 텅 빈 기둥은 굴뚝 역할을 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벽돌이나 시멘트로 다 채웠어야 하는 곳입니다.
화마는 바로 위층 투석병원을 덮쳤고 간호사와 환자 5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총리는 빈소를 찾았고, 대통령 지시도 이어졌습니다.
[김대기/당시 대통령실 비서실장(2022년 8월 6일)]
"대통령께서 상당히 좀 화도 나시고 어저께 이제 행안부 장관한테는 이런 일이 좀 없도록 원인 규명도 철저히 하고 예방도 좀 철저히 해라‥"
결국, 현장에서 안전 조치를 다하지 않은 철거업자와 건물을 제대로 짓지 않은 시공자 등 4명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화재 이후 1년여가 흐른 지난 18일, 이들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왔습니다.
검찰은 당초 철거업자에 대해 징역 4년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금고 1년 4개월을, 건물 공사시공자와 감리자에게는 각각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이들의 과실로 피해가 커진 점은 인정하지만 불을 낸 당사자는 아니라는 겁니다.
유족들은 관심만 반짝했을 뿐, 결국 솜방망이 처벌이냐며 답답해했습니다.
그러면서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서라도 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은미/고 김남산 씨 딸]
"국무총리도 거기 조문하시고 대통령도 화환도 있고 시장도 왔다 가고, 말 그대로 심심한 위로의 말만 하고 가셨습니다. 경각심에서라도 이 사람들은 처벌을 확실하게 해야 된다고 봅니다."
검찰과 피고인들 모두 1심 판결에 항소해 사건은 2심 재판을 앞두게 됐습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 / 영상편집: 허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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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백승우
[제보는 MBC] '5명 죽었는데 금고 1년 4개월이라니‥' 이천 건물 화재 유족들의 눈물
[제보는 MBC] '5명 죽었는데 금고 1년 4개월이라니‥' 이천 건물 화재 유족들의 눈물
입력
2024-01-31 20:20
|
수정 2024-01-31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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