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해병대 채상병 사건을 조사하다가 항명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정훈 대령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이 진행됐습니다.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오늘 증인으로 나와서 박 대령과 사건 이후 처음으로 대면을 했는데요.
김 사령관은, 경찰로 사건을 넘기지 말라는 자신의 지시는 국방부 장관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고, 박대령이 들었다고 주장하는 VIP가 격노했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홍의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해병대 사령관이 양심 선언하라'는 현수막을 든 해병 예비역들과 함께, 군사법원으로 향하는 박정훈 대령.
해병대원 순직과 관련된 사람들이 양심에 거리낌이 없는지 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정훈 대령/해병대 전 수사단장]
"한 병사의 죽음을 엄중하게 처리해야 되는 이유는 그것이 옳은 일이고 정의이고…"
현직 해병대 사령관으로서 증인석에 설 김계환 사령관을 향해서도 입을 열었습니다.
[박정훈 대령/해병대 전 수사단장]
"지금이라도 해병대 사령관으로서 명예로운 선택을 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반면 법원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온 김 사령관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곧장 재판정으로 향했습니다.
법정에 선 김 사령관은, 경찰에 사건 이첩을 보류하라는 지시를 박 대령이 어긴 것은 분명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세 차례에 걸쳐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며 "군인이 명확한 지시사항을 어긴 것은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사단을 100% 믿었고, 박정훈 대령을 신뢰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장관 지시가 없었다면 정상적으로 사건을 이첩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한 것이 사실이냐'는 판사의 질문에 김 사령관은 "그런 사실 없다"고 짧게 답했습니다.
재판 말미에 김 사령관은 박 대령을 향해 "자의적 법 해석과 본인이 옳다고 믿는 편향적 가치를 내세우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는데, 이 대목에서 일부 방청객들은 야유하며 법정 밖으로 퇴장하기도 했습니다.
현직 해병대 사령관이 법정에 선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으로 증인석에 서게 될 전·현직 군 고위 관계자만 11명이 남은 가운데, 박 대령에게 내려진 '사건 이첩 보류' 지시가 정당했는지 등이 치열한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취재: 이주영 / 영상편집: 이정근 / 디자인: 김지인 천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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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홍의표
증인으로 나온 사령관‥박정훈 대령 "명예로운 선택 하길"
증인으로 나온 사령관‥박정훈 대령 "명예로운 선택 하길"
입력
2024-02-01 20:06
|
수정 2024-02-01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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