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사람이 아직 남아있을지 모른다는 가능성 하나로 타오르는 불길 속에 주저 없이 뛰어들었던 두 젊은 소방관이 오늘 영면에 들었습니다.
스물일곱 김수광 소방장, 서른다섯 박수훈 소방교.
누구보다 늠름했던 그들의 이름을 가슴에 새기면서 유족과 동료 소방관들은 눈물로 마지막 길을 배웅했습니다.
이도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태극기로 감싼 관이 영결식장으로 들어옵니다.
지난달 31일 경북 문경 공장 화재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인명 수색을 하던 중 순직한 고 김수광 소방장, 박수훈 소방교의 관입니다.
이어서 영정 앞에 고인들이 평소 입던 근무복과 모자가 놓이자, 유족들은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경북도청장으로 엄수된 영결식에는 유족과 동료, 경북도지사, 소방청장 등 1천여 명이 참석해 고인들의 넋을 기렸습니다.
고인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된 영결식은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 추서, 영결사, 조사, 고인에게 올리는 글 낭독 순으로 진행됐습니다.
고인들과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소방 동료들을 대표해 단상에 오른 윤인규 소방사는 눈물로 고인들을 추모했습니다.
[윤인규/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방사]
"그날 밤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화재 출동 벨 소리에 한 치의 망설임 없이 현장으로 뛰어갔던 우리 반장님들‥늠름한 뒷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김 소방장의 20년 지기인 소방 동료는 친구를 먼저 떠나보내는 슬픔을 토로했습니다.
[김동현/전남 광양소방서 소방관]
"다음 생엔 희생하며 사는 인생보단 너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너의 행복, 가족, 친구들을 생각하고 더욱 더 행복했으면 좋겠어."
윤석열 대통령은 이관섭 비서실장이 대독한 조전에서 "고인들의 희생과 헌신을 국가는 절대 잊지 않겠다"고 밝혔고, 장례 위원장을 맡은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소방관의 근무 환경 개선을 약속했습니다.
[이철우/경북도지사]
"경상북도는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현장의 근무환경을 더욱 살피고, 부족하고 어려운 사항은 확실하게 개선하겠습니다."
영결식 후 두 소방관의 유해가 운구차로 향하자 식장 앞은 또 한 번 눈물바다가 됐습니다.
두 소방관의 유해는 문경지역 화장장인 예송원에서 화장을 거친 뒤 오늘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습니다.
MBC뉴스 이도은입니다.
영상취재: 박재완 (안동), 신규호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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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도은
"늠름한 모습, 아직도 생생한데‥" 문경 화재 순직 두 소방관 영면
"늠름한 모습, 아직도 생생한데‥" 문경 화재 순직 두 소방관 영면
입력
2024-02-03 20:01
|
수정 2024-02-0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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