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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은 쉽고 더 묻지 않았고 아예 묻지 않은 질문의 '단독 대담'

질문은 쉽고 더 묻지 않았고 아예 묻지 않은 질문의 '단독 대담'
입력 2024-02-08 19:58 | 수정 2024-02-08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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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대통령실은 이번 대담에 대해 예상치 못한 질문이 나와 참모들이 당황했지만 대통령이 차분하게 답했다면서 질문은 집요했고, 답변은 소상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대통령에게 묻고 싶었던 질문이 나왔습니까,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듣고 싶었던 답변은 들으셨습니까?

    그래서 궁금증이 풀렸습니까?

    이용주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특별 대담의 제목은 '대통령실을 가다'였습니다.

    94분 방송 분량에서 대통령실 소개에 20분 가까이가 걸렸습니다.

    2년째 건너 뛴 기자회견을 대신해 마주 앉은 대담 진행자는 "조그마한 백"에 대해 묻겠다고 했습니다.

    [박장범/KBS 앵커]
    "최근에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이른바 파우치, 외국 회사 뭐 쪼만한(조그마한) 백(가방)이죠."

    이 사건에서 가장 궁금한 점은 어떻게 접근했는지라고 했습니다.

    [박장범/KBS 앵커]
    "첫 번째 의아한 점은, 시계 몰래카메라를 착용한 전자기기를 가지고 대통령 부인에게 접근할 수 있었을까‥"

    하지만 김 여사가 왜 받았는지, 받은 뒤에 어떻게 했는지는 궁금해하지 않았습니다.

    [박장범/KBS 앵커]
    "여당에서는 이 사안을 '정치공작'이라고 부르면서‥"

    여당 입장에 대한 의견을 물었을 뿐 야당에서 수사 필요성을 거론하고 있다는 질문은 하지 않았습니다.

    민감한 사안은 더 따져 묻지도 않았습니다.

    [박장범/KBS 앵커]
    "핵심은 한동훈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는 보도도 나왔고‥"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갈등 사태가 있었지만 직접 당사자를 앞에 두고도 정말 사퇴를 요구한 것이 맞는지, 그렇다면 이유는 무엇인지도 묻지 않았습니다.

    이러는 사이 정작 대통령에게 물어야 할 질문은 사라졌습니다.

    대통령실 개입 의혹이 커지고 있는 해병대 채 상병 사건에 대해서 묻지 않았습니다.

    '사법 농단' 재판에서 무죄를 받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관련해서도,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질문도 없었습니다.

    모두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 재직 시절 관련된 사건들입니다.

    지난 2019년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KBS와 단독 대담을 생방송으로 진행했습니다.

    당시 프로그램 이름은 어제 대담과는 다른 '대통령에게 묻는다' 였습니다.

    [송현정/KBS 기자 (진행자)]
    "야당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국정을 끌어가고 있다‥그렇기 때문에 지금 (야당에서는) 대통령께 독재자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 독재자 들으셨을 때 어떤 느낌이셨습니까?"

    대통령의 표정이 편치 않았지만 국민을 대표한 자리에서 질문에 성역은 없었습니다.

    대통령실은 이번 대담이 사전 원고도 리허설도 없었다며 진솔한 입장이 잘 드러났다고 했습니다.

    반응이 호의적이지는 않은 거 같다는 질문에는 "정책은 관심없고 명품백만 관심이 있으니까 답답하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답답함을 해소할 기회를 활용하지 않은 건 대통령이었습니다.

    대담이 끝났지만 국민들에게는 도돌이표로 돌아온 똑같은 질문만 남았습니다.

    명품 가방과 관련한 논란이 해소되지 못하면서 계속되는 갈등은 국력 낭비처럼 되고 있습니다.

    듣고 싶은 걸 묻지 않고, 대통령이 말하고 싶은 것만 듣게 된 대담에 대한 평가는 대통령실과 KBS가 함께 받습니다.

    MBC뉴스 이용주입니다.

    영상편집: 조기범 / 화면제공: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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