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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아, 이렇게 생겼구나" 특별한 졸업 앨범

"친구들아, 이렇게 생겼구나" 특별한 졸업 앨범
입력 2024-02-11 20:23 | 수정 2024-02-12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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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학창 시절의 추억이 담긴 졸업 앨범, 다들 간직하고 계시죠.

    그런데 시각 장애인들은 어떨까요.

    볼 수가 없으니 친구들 얼굴을 사진으로 회상하기도 쉽지 않은데요.

    한 특수학교에서 시각 장애 학생들을 위한 특별한 앨범을 제작했다고 합니다.

    유서영 기자가 그 졸업식을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시각 장애 학생들이 다니는 인천의 한 특수학교, 초등학교 6학년생들의 졸업식 날입니다.

    담임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특별한 졸업 앨범을 나눠줍니다.

    손으로 만져보면서 누구인지 알아봅니다.

    [윤효원 (담임 교사)-김다야나]
    "<누구일 것 같아? 만져봐.> 아, 기리 오빠네."

    졸업생의 얼굴 윤곽, 머릿결의 모양을 올록볼록 표현해냈습니다.

    잘 도드라지지 않는 앞모습 대신 입체적인 옆모습을 담았습니다.

    [홍예준/14살, 초등부 졸업]
    "'입체로 만들 수 있을까?'라는 생각 자체를 해보지 않았는데, 이렇게 입체로 만들 수 있다는 게 저는 너무 신기하고…"

    올해 이 학교의 졸업생은 28명, 유치원생부터 대학생까지 나이도, 과정도 다양합니다.

    이들이 평소 서로를 알아보는 방법은 목소리, 그리고 희미하게 느껴지는 외형입니다.

    [류호식/28살, 재활전공 졸업]
    "머리 스타일도 저희가 같이 실습을 하면서 좀 알거든요. 이게 병조 형이시구나…"

    한 미술 교구 업체에서 기증한 이 졸업 앨범은 학생들의 옆모습 사진을 3D로 구현해낸 뒤, 플라스틱 소재를 덧씌워 제작됐습니다.

    불편함을 이겨내며 오랜 시간 함께 공부해온 졸업생들에겐 남다른 우정을 되새기는 뜻밖의 졸업 선물인 셈입니다.

    [이경숙/58살, 심화전공 졸업]
    "뭐 시킬까 봐 겁나니까 아래만 보고 다니다가, 이제는 앞을 보고 다녀요. 여기 학교는 진짜 저한테 잊을 수 없는 학교예요."

    [류호식/28살, 재활전공 졸업]
    "어두운 길을 혼자 걷고 있을 때 만난 동지분들이거든요."

    언젠가 앨범 속 친구들의 모습은 또 달라지겠지만, 적어도 학창 시절의 추억만큼은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게 됐습니다.

    MBC뉴스 유서영입니다.

    영상취재: 김승우 / 영상편집: 안윤선 / 사진제공: 더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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