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마치 눈이 내린 듯 새하얀 나뭇가지, 언뜻 신비로워 보이지만 사실 나무는 죽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겨울 철새인 민물가마우지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어찌 된 일인지 손은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수성못 둥지섬에만 폭설이 내린 듯 새하얗습니다.
물새들이 싼 배설물입니다.
나무도 풀도 땅도 배설물에 덮여 말라죽어갑니다.
[김정탁/대구 수성구청 공원관리팀장]
"나무도 백화 현상이 일어났고요. 토양도 더 이상 식물들이 살 수 없는 땅이 돼서…"
버드나무와 사철나무로 울창했던 둥지섬이 푸른색을 잃은 건 3년 전부터입니다.
겨울 철새 민물가마우지가 봄이 왔는데도 떠나지 않았습니다.
무리 지어 섬에 둥지를 틀고 텃새가 됐습니다.
지자체의 둥지섬 살리기가 시작됐습니다.
섬 사이사이에 은색 연이 반짝입니다.
새들의 천적, 독수리 모형도 걸었습니다.
민물가마우지를 쫓기 위한 겁니다.
섬 안에선 긴 호스를 든 사람들이 나무를 향해 연신 물을 쏩니다.
배설물을 씻어내고 죽어가는 나무를 살리고 있습니다.
[김정탁/대구 수성구청 공원관리팀장]
"올 초, 1월에 다시 (민물가마우지) 한 500마리가 찾아왔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은 섬의 생태계 파괴를 손 놓고 볼 수 없어서…"
60개 넘는 둥지를 치우고 고사한 나무를 잘라냈습니다.
봄이 오면 오염된 흙을 갈고 꽃과 나무도 심을 계획입니다.
하지만 하얗게 말라버린 둥지섬이 제 모습을 찾을 때까진 수년이 걸릴 걸로 보입니다.
MBC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 장성태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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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손은민
가마우지 떼 배설물로 뒤덮인 수성못 둥지섬‥다시 푸르게 푸르게
가마우지 떼 배설물로 뒤덮인 수성못 둥지섬‥다시 푸르게 푸르게
입력
2024-02-18 20:25
|
수정 2024-02-18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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