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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초수급 중도 탈락 역대 최다‥다시 사각지대로?

[단독] 기초수급 중도 탈락 역대 최다‥다시 사각지대로?
입력 2024-02-21 20:29 | 수정 2024-02-21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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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연속 기획 '송파 세 모녀, 그리고 10년'.

    오늘은 10년 전, 세 모녀를 구제하지 못했던 기초생활보장제도의 현주소를 짚어 보겠습니다.

    MBC가 지난해 정부의 기초생활수급자료를 입수해서 분석해 봤는데요.

    기초생활급여를 받다가 중도에 탈락한 사람이 25만 명에 육박하면서,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실태와 배경을 먼저 조국현 기자가 단독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왼팔을 뚫은 철근이 만든 상처, 오른팔에는 손바닥부터 팔꿈치 안쪽까지 이어진 수술자국이 선명합니다.

    [조 모 씨/70세 (음성변조)]
    "갑자기 많이 다칠 줄 꿈에도 몰랐죠. 양손을 못 쓰니까."

    일흔 살 조 모 씨는 건설현장에서 두 차례 추락해 크게 다치면서 일을 못하게 됐습니다.

    9년 전 기초생활수급자가 되고는 노령연금에 생계급여를 더해 매달 60만 원 정도로 홀로 생활했습니다.

    [조 모 씨/70세 (음성변조)]
    "겨우 살긴 살 수 있죠. 아껴쓰면 충분히 그 정도면 되겠다…"

    그런데 지난해 구청에서 날아온 '생계급여 중단' 공문 하나에 삶은 바뀌었습니다.

    [조 모 씨/70세 (음성변조)]
    "혜택을 더 이상 못 주겠다. 이렇게 해버리니까 이해가 안 가는 거죠."

    부양의무자인 딸 부부의 재산이 생계급여 지급 기준인 9억 원을 넘었다는 이유로 수급에서 탈락해 지원이 끊긴 겁니다.

    '딸이 어렵게 대출받아 산 집값이 오른 것이지 생활비를 받아쓰는 건 아니'라고 설명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조 모 씨/70세 (음성변조)]
    "시골로 들어가야 하나. 막막할 뿐이지 다른 생각이 없어요. 지금 답답하고 컴컴하죠."

    MBC가 지난해 기초생활수급자 255만여 명의 자료를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조 씨처럼 자격을 잃고 밀려나는 중도 탈락자 수는 24만 9천 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10년 전과 비교해 10만 명 정도 늘었는데,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숨지거나 감옥 가는 불가피한 사례를 제외하고 탈락 이유를 들여다보니 소득 증가가 25.3%, 신규 취업 및 창업 9.3%, 신규 재산 취득 5.7% 재산가액 증가 3.9% 순이었습니다.

    절반 가까운 44%가 자신이나 부양의무자의 소득이나 재산이 늘어 자립했다는 겁니다.

    실제로 여건이 나아진 거면 반길 일이지만 조 씨처럼 힘든 현실은 그대로인데도 단지 수치의 변화로 복지망에서 탈락한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김승연/서울연구원 사회복지학 박사]
    "경제적으로 독립을 한다면 탈빈곤시키는 결과를 낸 거지만, 비수급 빈곤층을 만드는 거예요. 이들이 대표적인 사각지대에 빠지게 된다는 거죠."

    사회 안전망 안에서 숨을 돌렸던 빈곤층이 아무런 사후 대책 없이 사각지대로 내몰린다면 다시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국현입니다.

    영상취재 : 손지윤 / 영상편집 : 장예은 / 자료조사 : 도윤선·최은지 / 자료제공 :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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