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연속기획 '송파 세 모녀, 그리고 10년'.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위기의 가구들에 대한 민간 지원 실태를 알아보겠습니다.
MBC가 지난해 발굴된 57만 명의 위기의 가구 자료를 입수해서 분석해 봤더니, 80퍼센트 정도가,
공적 지원이 아닌 민간 지원에 연계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나마도 단기성 지원이 대부분이라서 사각지대를 벗어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먼저 남효정 기자의 단독 보도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두꺼운 외투를 껴입은 사람들이 장바구니를 손에 들고 모여듭니다.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김00>"
빵과 커피, 샐러드‥
바구니 한가득 든 먹을거리를 장바구니에 옮겨 담아 나갑니다.
"고맙습니다."
민간 기업이나 개인이 기부한 물품을 저소득층에게 전달하는 푸드뱅크입니다.
정부에 의해 위기의 가구로 발굴된 경우에도 상당수가 이곳으로 연계되고 있습니다.
[푸드뱅크 수령자 (음성변조)]
"도움이 많이 되죠. 밥맛없고 그럴 때는 이제 빵도 쪄서 먹고."
그런데 기부가 들어오는 만큼 나눠주는 식이라 어떤 물품이 언제 들어올지 알 수 없습니다.
때로는 잘 안 팔리거나, 소비자 반응이 좋지 않은 물품이 보내지기도 합니다.
[유민우/광주광역푸드뱅크]
"시장에서 반응이 좋지 않으면 그게 좀 다량으로 남게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것들을 조금 기부해 주실 때가 더러 있습니다."
요즘같이 경기가 안 좋을 때는 기부가 줄어 그것조차 나눠주기 쉽지 않은 상황.
그러다 보니, 위기의 가구로 발굴되고도 무한정 대기만 하는 사람도 상당수입니다.
[권 모 씨/'푸드뱅크' 대기자]
"제 이름조차도 대기자에 없고.. '몇 년을 기다렸는데 왜 연락을 안 주시느냐'고 하니까 (동사무소 직원이) '제가 재촉 한 번 해보겠습니다' 이러고."
다행히 지원을 받게 되더라도, 6개월을 받으면 6개월은 못 받는 식이라 복지 사각지대를 계속 오갈 수밖에 없습니다.
[푸드뱅크 수령자 (음성변조)]
"<지금은 신청하시고 몇 개월 정도 되신 거예요?> 지금 딱 6개월. <그러면 이제 앞으로 신청을 다시 하셔야 돼요?> 네. 6개월 있다가 해야 해요."
MBC가 지난해 발굴된 57만 명의 위기의 가구 자료를 입수해 분석했더니 80%가 발굴 이후 단기성이 대부분인 민간자원에 연계된 채 종결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중에서도 수급자들이 선호하는 경제, 주거, 일자리 지원은 4.8%에 그쳤습니다.
일선 지자체에서는 경쟁적으로 지원 실적을 부풀리는 모습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선 공무원 (음성변조)]
"실적 관리라든가 점수 부분에서 시·군, 시·도 평가를 하기 때문에 가정용 식용유 세트라든가 비누 세트라든가 뭐 이런 거라도 주고 그걸로 서비스 연계를 입력을 하는.."
송파 세모녀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위기의 가구가 다시 사각지대로 내몰리지 않도록 하는 더 체계적인 복지망의 구축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 : 손지윤, 김준형 / 영상편집 : 조민우 / 자료조사 : 안은진, 여승헌 / 자료제공 :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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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남효정
[단독] 민간지원 연계 80%인데 "기다려라" 말만
[단독] 민간지원 연계 80%인데 "기다려라" 말만
입력
2024-02-22 20:30
|
수정 2024-02-22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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