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전공의들의 빈자리가 커지면서 지금 의료 현장에 남은 의료진은 말 그대로 힘겹게 버티는 상황입니다.
다급한 환자들은 가려던 유명 대형병원을 포기하고 2차 병원이나 공공 병원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간호사들은 불법 진료에 내몰리고 있다며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지윤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대형병원, 다섯 살 아이가 구급대원 품에 안겨 응급실로 들어갑니다.
2주 전 쓰러져 응급실에서 여러 검사를 받았는데 결과를 기다리는 사이 또 쓰러진 겁니다.
[환자 보호자 (음성변조)]
"(검사) 결과를 봐야 하는데 연기가 되는 것 같더라고. 그러다 오늘 또 이런 일이 생겨서 다시 달려온 거예요."
응급실에 들어갔던 환자는 돌아 나와 다시 구급차에 오릅니다.
대기 인원이 너무 많아 병상이 날 때까지 구급차에서 기다리기로 한 겁니다.
이 시기에 아픈 자신을 오히려 자책하기도 합니다.
[환자 (음성변조)]
"하필 이럴 때 병이 나서…"
대형 병원마다 응급실 환자를 제한하면서, 환자들은 서둘러 다른 2차 병원, 공공병원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환자 보호자 (음성변조)]
"응급실에 급하게 들어갔는데 입원을 할 수가 없대요. 위독하신 분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서울의료원은 할 수 있다 그래서 이쪽으로 오게 됐어요."
대형병원은 겉보기엔 한산한 모습입니다.
일찌감치 진료 예약을 미뤄두고 수술도 30~50%가량 줄였기 때문입니다.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대신하는 의료진들은 지쳐갑니다.
[간호 실습생 (음성변조)]
"간호사 인원을 늘려서 많아요. 과장님? 높은 의사 한두 분이 열심히 뛰어다니시고…"
간호사들은 '불법 진료'로 처벌받을까 전전긍긍입니다.
의사들 대신 CPR이나 비위관 삽입, 대리 처방 같은 지시를 강요받고 있다는 겁니다.
[최훈화/대한간호협회 정책전문위원]
"환자가 수술 후에 아프다고 요구했을 때 간호사는 처방권이 없습니다. 진통제 하나도 줄 수가 없는 겁니다."
문제는 다음 주입니다.
사직서 제출에서 빠진 전공의 4년차들, 여기에 82개 병원의 전임의·임상 강사들마저 계약 기간을 끝내고 나면, 그나마 버텨온 최소한의 진료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MBC뉴스 지윤수입니다.
영상취재 : 임지환·이원석 / 영상편집 : 장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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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지윤수
응급실 비상에 불법진료 강요받는 간호사‥지쳐가는 의료 현장
응급실 비상에 불법진료 강요받는 간호사‥지쳐가는 의료 현장
입력
2024-02-23 19:49
|
수정 2024-02-23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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