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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낸 '비상 의료 대책', "아무리 급박해도‥"

쏟아낸 '비상 의료 대책', "아무리 급박해도‥"
입력 2024-02-29 20:05 | 수정 2024-02-29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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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정부는 진료 차질에 대비한 대책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의사들의 법적 처벌을 완화하는 특례법 도입을 서둘러 추진하고 간호사들을 진료에 투입하는 시범 사업도 내놨는데요.

    당장 환자들의 피해를 막자는 취지겠지만 이렇게 속도를 내는 게 과연 합리적인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윤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의료 과실이 벌어졌을 때 의사들의 처벌을 완화해주자는 '특례법'의 공청회, 정부가 초안을 공개한 지 이틀 만에 열렸습니다.

    환자단체들은 '의사들이 원하는 특혜'라고 일제히 비판했습니다.

    [이은영/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사]
    "의료계의 요구를 좀 더욱더 많이 반영해서 만든 이러한 법안이라고 생각해서…"

    [이정수/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총장]
    "급박하고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이 법을 이렇게 급하게 쫓기듯이 하는 것이 맞는가."

    전공의들이 떠난 자리에 대신 투입된 간호사들, 논란이 일자 정부는 갑자기 시범사업을 꺼내들었습니다.

    병원장 책임으로 간호사들 업무를 정하면 법적으로 보호해주겠다는 겁니다.

    [박민수/보건복지부 제2차관]
    "모호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렇게 정해서 실행할 수 있도록…"

    접근법이 틀렸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허대석/전 한국보건의료연구원장]
    "단지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대체 인력이 하는 건 한계가 있고 또 실제로는 굉장히 환자를 오히려 더 위험에 빠뜨리죠. 그렇게 생각하는 것부터가 생명을 경시하는 태도라고 (봅니다)."

    특히 지난해 간호사 업무를 법적으로 명확히 하자는 '간호법'에 대해선 거부권을 행사했던 정부가, 미래의 진료 혼선을 다시 부추길 거라는 우려가 큽니다.

    [박민숙/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
    "정상 참작의 사유는 될 수 있지만 불법이 합법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환자가 사망사고가 나면 '정부 시키는 대로 했어요'라고 그걸 봐주겠습니까?"

    정부는 또 의료 차질에 대비한다며 이번에 비대면 진료도 전면 허용했습니다.

    한시적으로 시행한다지만 오진의 우려 때문에 논란이 끊이지 않는 사업입니다.

    [박근태/대한내과 의사회장]
    "'나 단순히 위가 아파요, 소화불량입니다' 했을 경우에 이 사람이 심근경색증일 수도 있습니다. 세상 어디에도 안전한 비대면 진료는 없습니다."

    '전공의 집단행동'에 정부가 다급하게 쏟아낸 대책들, 당장의 환자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비판도 따릅니다.

    [정재훈/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
    "지금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협의되지 않은 정책들이 발표가 되고, 관성이 붙는 경우들이 많아서요. 장기적으로 보건의료 시스템을 붕괴시킬 수 있는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뜯어보면 우리 의료 체계의 근간을 뒤흔들 핵심 정책은 세심하게 가다듬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MBC뉴스 지윤수입니다.

    영상취재: 임지환 / 영상편집: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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