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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 찾아 민가까지 내려온 산양‥폭설·한파에 올겨울 277마리 떼죽음

먹이 찾아 민가까지 내려온 산양‥폭설·한파에 올겨울 277마리 떼죽음
입력 2024-03-05 20:27 | 수정 2024-03-05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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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보통 험준한 산속에 서식하는 산양이 최근 민가나 도로에서 자주 목격되고 있습니다.

    연이은 폭설과 한파로 인해서 먹이를 구하지 못한 개체들인데요.

    이번 겨울에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산양의 17퍼센트 정도가 굶주림으로 떼죽음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도균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 리포트 ▶

    강원 인제군의 산골 마을입니다.

    마을 앞 벌통 뒤에 낯선 짐승 한 마리가 앉아 있습니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인 산양입니다.

    기력이 다했는지 사람이 보이는데도 도망가지 않습니다.

    산양은 보통 산세가 깊고 험한 곳에 서식합니다.

    하지만 먹이를 구하지 못하자 마을까지 내려온 겁니다.

    계속된 폭설로 미시령에는 160cm가 넘는 눈이 쌓였고 산양들은 먹이를 찾아 민가까지 내려왔습니다.

    마을 주변에선 이미 폐사한 산양들도 발견됐습니다.

    [라등용/주민]
    "폭설이 오고 날씨가 좀 개고 폭설이 조금 녹으니까 보이더라고요. 눈에 파묻혔다가.
    그래서 신고하게 됐고…"

    산양 폐사체를 확인해 보니 제대로 먹지 못해 비쩍 마른 상태였습니다.

    [지형우/국립공원야생생물보전원 과장]
    "수컷이고 한 7년에서 8년생 정도 돼요."

    산양은 식물의 잎이나 종자를 주로 먹는데, 눈으로 뒤덮인 겨울 산에서는 먹이를 찾는 게 쉽지 않습니다.

    해마다 10마리 안팎의 산양이 폐사하는데,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 사이 전국에서 277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전체 산양의 17% 가량이 이번 겨울에 숨진 겁니다.

    연이은 폭설과 한파로 눈에 묻히고 땅은 얼어 먹이 찾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도 강원 산간에는 30cm 이상 눈이 쌓인 곳이 적지 않아 추가 피해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손장익/국립공원야생생물보전원 북부보전센터장]
    "구조가 필요한 산양들을 발견했을 경우에는 가까운 지자체나 공단으로 연락을 주시면 신속하게 구조할 수 있습니다."

    국립공원공단은 산양에게 인위적으로 먹이를 주게 되면 야생으로 복귀하는데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삼가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MBC뉴스 김도균입니다.

    영상취재: 김유완/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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