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최근 어린이들 사이에서 전기 충격 장난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장난감이라고 하지만 피부에 갖다 대면 몸서리가 쳐질 정도로 고통이 느껴지고 몸에 해로울 수 있을 텐데도 어린이들에게 무분별하게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해선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최근 SNS에서 퍼지고 있는 전기충격 장난감 영상들입니다.
"아아 이거 뭐예요? <전기 볼펜이에요.>"
"아! XX 놀랐네. 아 피카츄 될 뻔했네. 뭐야 이거, 이런 거 왜 만든 거야 이거!"
"아 따가워!"
평범한 볼펜처럼 보이지만 윗부분을 누르면 전기 충격이 가해집니다.
최근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장난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김단유/초등학교 5학년]
"어제 사촌 누나가 전기 충격 장난감을 갖고 와서 그냥 따끔할 줄 알고 조금 만졌는데 엄청 아파서 5분 동안 눈물 막 찔끔 찔끔 나서…"
[오루겸/초등학교 5학년]
"(옆에 있는 친구가) 매우 아파하는 거예요. 야 이거 애들이 해도 되는 거 맞냐고…"
학교 근처 대형 문구점에 가봤습니다.
볼펜뿐 아니라 껌, 라이터 모양의 다양한 전기충격 장난감들이 팔리고 있습니다.
포장지엔 "심약자와 임산부에게 사용하지 말라", "만 14세 이상만 사용할 수 있다"는 경고 문구가 있지만 그냥 말뿐입니다.
[문구점 직원 (음성변조)]
"초등학생들이 제일 좋아해요. <근데 이거 14세 이상이라고…> 근데 걔네가 제일 많이 사가요."
장난감들의 전기 충격이 얼마나 강한지 측정해 봤습니다.
가전제품에 쓰이는 전압과 맞먹는 200볼트까지 튀어 오릅니다.
['OO'전기 안전시험연구소 직원]
"(눌렀을 때) 110볼트 지금 100볼트가 유지되고 있는 거잖아요. 이건 200도 넘어가는 것 같은데요 지금."
전기가 순간 발생했다가 끊겨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준은 아니지만,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합니다.
[김규태/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전류가 목에 대든 어디 대든 그거에 따라서 다 다를 수 있다… 인공 심장이라든가 몸에 인공 제세동기라든가 달고 있는 사람들한테는 위험할 수 있겠죠."
인증을 담당하는 국가기술표준원은 전기 충격 장난감에 대한 자체적인 안전 기준이 없다며 국제 기준으로 볼 때는 위험도가 낮아 판매 승인을 내줬다고 해명했습니다.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 (음성변조)]
"혹시라도 큰 사고가 나거나 아니면 사용 빈도가 올라가면 아무래도 사고 빈도도 올라가죠. 상황이 변화하면 저희도 이제 (자체적으로) 안전 기준 마련을…"
MBC의 취재가 시작되자 문구점 측은 "체인 매장들에 있는 해당 제품들을 모두 회수해서 폐기를 한 뒤 더 이상 동종 제품은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이해선입니다.
영상취재 : 고헌주·이준하 / 영상편집 : 박정호 / 영상출처 : 유튜브 '킬링벌에쏘였쓰'·'고고딩딩'·'리뷰하는 회사원'·틱톡 'poy_dj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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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해선
[집중취재M] 초등생 '전기충격 장난감' 유행‥"안전 기준 없어"
[집중취재M] 초등생 '전기충격 장난감' 유행‥"안전 기준 없어"
입력
2024-03-07 20:25
|
수정 2024-03-07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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